2014시즌 K리그 올스타전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인 현역 올스타와 살아있는 축구 전설들이 승리를 자신하며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한국축구연맹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K리그 올스타 with TEAM 박지성'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올 시즌 올스타전은 '팀 K리그(K리그 올스타 팀)'와 '팀 박지성' 간 맞대결로 펼쳐진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팀 K리그를 대표해 김승규(24·울산)와 차두리(34·서울)가, 팀 박지성을 대표해 박지성(33)과 이영표(37)가 참석했다. 마치 사전 논의라도 한 듯 차두리와 김승규는 회색 티셔츠, 박지성과 이영표는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K리그 올스타 팬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김승규는 "어제 FA컵 경기를 치르고 올라와 몸이 많이 피곤하긴 하지만 팬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며 "프로 데뷔 9년 만에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나오게 됐다.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K리그에 온 뒤 2년 연속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축구 축제인 만큼 (박)지성, (이)영표형, 거스 히딩크 감독님 등 축구 스타들이 함께 한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지성은 "2년 전 월드컵 멤버들과 함께 K리그 올스타전에 나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이 두 번째인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최우수선수(MVP)까지 한 번 노려보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이영표는 "정말 오랜만에 K리그 올스타전에 참가하게 됐다.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K리그 올스타전에서 자책골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또 자책골을 넣게 되면 당분간 깨지지 않는 기록이 될 것 같은데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이벤트 경기인 올스타전이지만 전·현직 축구 선수들의 승부욕을 말릴 수 없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부터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였다.
막내 김승규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상대팀 출전 명단에 지성형은 포함이 안됐으면 좋겠다"며 "팬들은 내가 골을 넣는 것보다 상대 슛을 막는 것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팀 박지성의 슛을 모두 막아내겠다. 올스타전 최초로 무실점 경기를 펼치겠다"고 선배들을 도발했다.
경험 많은 이영표는 김승규의 무실점 목표를 막겠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이영표는 "팀 K리그 선수들은 너무 강하다. 김승규 말처럼 한 골도 넣지 못할 가능성 크다"며 "그래도 이번 올스타전은 지성이의 은퇴식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최소 한 골은 넣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지성이가 득점할 것이라고 본다. 은퇴는 했지만 박지성은 박지성이 아니겠나"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지성은 몸을 사렸다. 그는 "최근 두 달 정도 운동을 하지 않았다.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다"며 "그래도 팬들 앞에 서는 마지막 경기인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선배가 한 발 물러서자 김승규는 더 강하게 심리전을 걸었다. 그는 "저도 부상 때문에 두 달 정도 쉬어봐서 아는데 그 정도 운동을 안하면 실전에 나가서 골을 넣기가 매우 힘들다"며 "어떻게 해서든 끝까지 공을 막겠다"고 입심을 자랑했다.
가만히 있던 차두리도 후배 김승규를 도왔다.
차두리는 "올스타전은 축구 축제다. 그동안 숨겨왔던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것"이라며 "지성이는 곧 결혼식을 올리는데 한 가지 충고를 해주고 싶다. 만약 식장에 걸어서 들어가고 싶다면 절대로 왼쪽으로는 공격을 하지 말아라. 내가 바로 태클을 시도할 것이다"고 기선을 제압했다.
K리그 올스타 with TEAM 박지성 경기는 오는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