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78)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14브라질월드컵을 '스페셜(Special) 월드컵'으로 지칭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블래터 회장은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회의를 열고 브라질월드컵을 총평하며 "이번 월드컵은 10점 만점에 9.25점짜리 대회였다. 한 마디로 스페셜했다"고 말했다.
브라질월드컵은 개막 전 각종 사건 사고에 시달리며 '최악의 국제대회'가 될 것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얘기가 달랐다. 명경기와 대기록들을 쏟아내며 전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시켰다.
기록으로 증명된다. 브라질 12개 도시에서 총 64경기가 치러진 결과 이번 대회에는 342만9873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입장했다. 이는 1994미국월드컵(52경기)의 358만7538명에 이은 역대 월드컵 최다 관중수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축구의 꽃'인 골도 많이 터졌다. 총 171골(경기당 평균 2.67골)이 나왔다. 1998프랑스월드컵(171골·평균 2.67골) 이후 16년 만에 가장 많은 골이 터진 대회로 기록됐다.
블래터 회장은 "월드컵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은 2010남아공월드컵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한 대회였다"며 "남아공월드컵 당시 10점 만점에 9점이라는 후한 점수를 줬었는데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그보다 더 많은 9.25점을 주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양질의 경기들이 정말 많이 나왔다"며 "특히 조별리그 1차전에서 네덜란드가 디펜딩 챔피언인 스페인을 5-1로 완파하는 모습을 보며 '이번 월드컵은 굉장히 특별한 대회가 되겠구나'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정 선수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도 밝혔다.
브라질월드컵 골든볼(최우수선수)은 아르헨티나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가 차지했다. 그는 4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를 대회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블래터 회장은 메시가 골든볼을 수상한 데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사실 나는 메시가 골든볼을 타게 될지 몰랐다. 약간 놀랐다"며 "그는 조별리그 이후 골을 넣지 못했고 독일과의 결승전에서도 침묵했다"고 말했다.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30·유벤투스)의 어깨를 물어 A매치 9경기 출전 정지, 4개월 간 축구 관련 활동 금지 등의 징계를 받은 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27·FC바르셀로나)에 대해서는 "수아레스에게 이번 고강도 징계는 매우 큰 타격일 것"이라며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그가 하루 빨리 그라운드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안타까워 했다.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 개최를 위해 130억 달러(약 13조2700억원)를 투입했다. 이로 인해 국제대회 유치보다는 국민들의 복지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많았다.
대회전까지만 해도 이 문제에 대해 말을 아꼈던 블래터 회장은 뒤늦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월드컵 성공이 큰 영향을 미친 발언이었다.
블래터 회장은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일부 국민들은 정부를 향해 반대 의견을 보내곤 한다. 이는 흔한 일"이라며 "축구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생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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