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인터리그 원정에서 개인 최다 자책점을 기록하며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간)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2014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서 10피안타 2볼넷 7실점(7자책점)을 내주고 2⅓이닝만에 강판됐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7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은 두 번째다.
경기 전 3.08이었던 평균자책점은 3.65(98⅔이닝 40자책점)로 상승, 2점대 방어율 재진입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 3번째 10승 도전은 또다시 좌절됐다.
사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내셔널리그(NL)인 다저스와 달리 디트로이트가 속한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지명타자 제도를 사용한다. 인터리그 원정에서는 아메리칸리그 규칙에 따라 지명타자가 나온다.
류현진은 타석에 서야 하는 부담은 덜었지만 반면 마운드에서는 상대적으로 편했던 투수 겸 타자 대신 지명타자를 상대하게 돼 한층 더 껄끄럽다.
지난해 인터리그 원정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3차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6.23(17⅓이닝 12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는 한 차례에 그쳤고 토론토전 승리는 사실상 타선이 만들어줬다.
이날 1회말을 잘 넘긴 류현진은 2회부터 처참하게 두들겨 맞았다.
선두타자 토리 헌터가 비디오판독 이후 2루타를 인정받아 기분 나쁘게 출발한 류현진은 이후 7개의 안타를 내주고 폭투까지 범해 2회에만 무려 5점을 내줬다.
위기는 3회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닉 카스테야노스에서 2루타를 맞은 뒤 알렉스 아빌라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를 자초했다.
류현진은 1사 2,3루에 나온 라자이 데이비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 이날 경기 6번째 실점을 기록하고 결국 제이미 라이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라이트가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면서 류현진의 자책점도 7점으로 늘었다.
류현진의 통산 인터리그 원정경기 평균자책점은 종전 6.23에서 8.69(19⅔이닝 19자책점)로 한층 더 나빠졌다.
실제로 류현진은 이날 내셔널리그였다면 투수가 나왔을 9번 타자와의 맞대결에서 모두 안타를 내줬다.
이날 디트로이트의 9번 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한 라자이 데이비스는 류현진을 상대로 2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인터리그 원정경기 징크스를 털어내려던 류현진은 이날 오히려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나쁜 투구를 기록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오히려 더 큰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