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짜리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가 이제 US 여자오픈을 남겨두고 있다.
박인비(25 KB금융그룹)는 오는 6월2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3일까지 나흘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총상금 325만 달러, 한화 약 33억원)에 출전한다.
박인비는 지난 9일 모의고사처럼 치러진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에서 100점짜리 우승을 거뒀다. 특히 박인비의 퍼트가 제자리를 찾았다는 것이 큰 성과였다.
지난해 박인비가 LPGA 투어에서 6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컴퓨터같이 정확한 퍼팅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타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박인비는 자로 잰듯한 퍼팅으로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서 있었다. 올 시즌 첫 메이저 퀸이 된 렉시 톰슨(19 미국)도 지난해 박인비를 보고 퍼팅의 중요성을 깨닫고 겨우내 퍼팅 연습에 집중했다고 밝혔을 정도.
박인비는 이번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에서 본연의 퍼팅 실력을 되찾았다. 총 4라운드 경기를 펼친 결과 박인비는 버디 24개를 잡아냈고 보기는 단 1개만을 범했다.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258야드로 썩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퍼트로 버디를 쏙쏙 잡아냈다.
사실 올 시즌 박인비는 마음 고생도 심했을 터. 박인비는 지난해와 같은 퍼트가 나오지 않으면서 톱 10에 7번 진입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거기에 박인비는 ‘에어버스 LPGA 클래식’에서 컷오프 탈락하는 수모를 맛봤고 59주 연속 이어오던 세계랭킹 1위 자리까지 스테이시 루이스(29 미국)에 내줘야 했다.
퍼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박인비는 지난 해와 같은 퍼팅 자세, 스트로크를 위해 비디오를 돌려보며 연구했다. 지난해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지난해 스트로크를 기억해 내려 노력했다. 결국 박인비는 올 시즌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퍼트를 완성해냈다.
박인비는 이제 US 여자오픈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박인비는 “올해 가장 기다렸던 시합 중 하나다. US오픈 코스는 개인적으로 내 골프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US오픈 전 대회 우승을 좋은 에너지와 자신감이 더해졌기 때문에 한 번 좋은 성적 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실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이 열렸던 그레이실로 골프클럽은 버디가 나오기 쉬운 코스이기도 했다. 박인비 외에도 준우승자 크리스티 커(36 미국)가 최종 합계 20언더파를 기록했고 펑샨샨(24 중국), 벨렌 모조(25 스페인), 리디아 고(17 뉴질랜드), 스테이시 루이스(29 미국), 미셸 위(24 미국) 등이 15언더파 이상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US 여자오픈’이 열리는 파인허스트 골프클럽은 버디가 쉽게 나오지 않는 곳이다. 최근 5년간 지은희(28 한화), 폴라 크리머(27 미국), 유소연(23 하나금융그룹), 최나연(26 SK텔레콤), 박인비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들의 최종 합계 기록은 10언더파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박인비가 이 퍼트 느낌을 US 오픈까지 가져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박인비의 퍼트가 부활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