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리그 9경기를 총 3실점(홈 무실점)에 틀어 막았던 성남FC의 '철벽수비'가 '광양루니' 이종호(22)의 예리한 헤딩슛 한 방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전남 드래곤즈는 26일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37분 터진 이종호의 헤딩골에 힘입어 1-0으로 신승했다.
이종호는 경기 후 "지난 주 전북 현대전에서 패한 뒤 팀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다. 우리는 무기력하게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면서 경기 후 (김)병지 삼촌, 형님들과 성남을 이기고 선두권에 따라 붙자고 다짐한 뒤 열심히 준비를 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종호는 이날 골로 올 시즌 K리그에서 4골을 기록하게 됐다. 리그 3위다. 지난 시즌 6골을 금방이라도 넘어설 기세다. 이에 대해 이종호는 "사실 프로 데뷔 후 골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기복이 심해 안 될 때는 수 개월째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그런 과정을 겪는 동안 나름대로 성장했고 노력도 많이 했다. 노력을 하니 운도 따르는 것 같다. 골을 더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호는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현영민 형은 나를 믿고 패스를 해준다. 나는 동료가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하려고 한다. 성향을 파악하고 준비한 것이 오늘 골로 연결된 것 같다. 룸메이트 스테보 형과의 호흡도 잘 맞는다. 형님들도 조언도 많이 해준다."
특히 이종호는 '삼촌'이라고 부르는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44)에 관해 "(김병지) 삼촌이 골키퍼가 못막는 포인트를 많이 알려준다"고 말하며 각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종호는 오는 9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설 U-22 대표팀의 공격수 후보 중 하나다. 그러나 이종호는 "아시안게임에 연연하지 않고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 중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선택은 이광종 감독님이 하는 것"이라면서 "소속팀에서 잘 하고 팀 성적이 좋아야 기회가 올 것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하석주(46) 전남 감독은 이종호를 극찬하면서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을 높이 쳤다.
"이종호는 전남 유스 출신 중 가장 기량이 오르고 있는 선수다. 본인도 아시안게임 나가기 위해 목표를 잡고 잘 준비하고 있다. 점점 더 기대를 하게 하는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