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리에서 교복을 입은 앳띤 얼굴에 화장을 한 학생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창 예민할 나이인 10대, 피부도 예외는 아니다.
고교 앞, 방과 후 쏟아져 나오는 여학생들을 보니 'BB크림'은 기본이다. 이 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김모(18·여)양은 "BB크림과 틴트는 기본"이라며 "선생님도 (화장을 한 것인지)잘 모른다"고 말했다.
화장은 비단 여학생만의 문제는 아니다. 요즘은 남성용 BB크림을 챙겨 바르고 등교하는 남학생들도 많아 화장은 성별을 초월하고 있으며 연령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 화장품 브랜드의 조사에 따르면 10대 회원의 수가 2010년에 23만명에서 2011년 31만명, 2012년 49만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회원 가운데 약 10％를 차지하는 수치다.
예전에는 10대를 위한 화장품이 여드름 예방용 기초화장품이었다면 최근에는 메이크업 제품까지 포함되면서 시장 규모가 커져 2012년 기준 10대(13∼19세) 화장품 시장은 2400억원 규모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는 매년 20％씩 꾸준히 성장해 온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강원지부의 한 관계자는 "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청소년기는 피지 분비가 왕성해 성인용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기 십상"이라며 "예를 들면 연약한 청소년들의 피부에 성인용 파운데이션이나 블러셔, 아이라이너 등을 사용하면 자극이 강해 여드름과 같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청소년들의 경우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수성 사인펜이나 쌍꺼풀 테이프, 쌍꺼풀 만들기 풀 등과 같은 도구들로 화장을 대신하기도 해 피부 트러블 및 피부가 늘어지는 등의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는 것.
하지만 한편으로 청소년들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화장을 하고, 또 화장을 통해 자기만족을 느끼고 학교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청소년기는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당연한 현상이며 화장품은 이미 개성과 자기표현의 수단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화장은 낮은 자존감이나 여성으로서의 정신적인 2차 성징을 의미한다"며 "청소년기에 외모에만 과하게 집착하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강원지부의 관계자는 "청소년기의 화장을 반대만 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하지 말라고 막기보다는 화장에 대한 기초 지식을 부모가 가르쳐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꼼꼼히 클렌징은 기본,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고 숙면을 취하는 등 근본적인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는 길"이라며 "여드름을 화장으로 감추려 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