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광주 새야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대 두산 베어스의 2014프로야구 시범경기에 2만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기아 관계자는 "광주에서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 최다 관중"이라고 설명했다.
관중들은 이날 경기가 시범경기임에도 마치 프로야구가 개막한 듯 들뜬 표정을 지으며 경기장에 입장했다.
이들은 공원처럼 구성된 외야 잔디석에 돗자리를 펴거나 관중석 곳곳에 마련된 바비큐석에 앉아 각종 간식을 먹으며 편하게 경기를 즐겼다.
부모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야외석에 마련된 놀이 공간에서 모래성을 쌓고 뛰놀았다.
대부분 관중 친화형 구장으로 탈바꿈한 광주 새 야구장에 대한 만족한 모습을 보이며 올해 KIA의 선전을 기원했다.
특히 그라운드와 훨씬 가까워진 관람석에 앉아 경기를 본 야구팬들은 "메이저리그 경기장에서 야구를 보는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배와 함께 왔다는 KIA 팬 정정배(36)씨는 "외야와 내야, 이곳 저곳 자리를 옮기면서 경기를 관람해 봤다"며 "의자가 편해 좋았으며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듯해 경기가 훨씬 재밌고 박진감 있었다. 자주 오고 싶어지는 구장"이라고 말했다.
여성 팬들은 옛 무등경기장에 비해 크게 늘어난 여성 화장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반면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다.
시범경기 첫날인 15일부터 이틀째 야구장을 찾은 KIA 팬 임창균(28)씨는 "1층이나 몇몇 관람석 앞좌석의 경우 난간이 높아 시야가 방해를 받았다"며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야구장을 지은 만큼 앞으로 이런 문제 역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개선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어제 경기 후 일부 시민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가는 모습이 매우 안타까웠다. 시민들의 의식 수준도 좋아진 야구장 시설 만큼 높아져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부족한 주차 시설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광주 새야구장은 최대 2만7000여명의 관중이 입장할 수 있지만 주차 가능 대수는 지하 612대, 지상 503대 등 1115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경기장 주변에 차량이 주차되면서 이 일대 교통이 경기 시작을 앞두고 심한 정체 현상을 빚기도 했다.
KIA 관계자는 "무등경기장 때보다 주차 가능 대수를 늘렸지만 모든 차량이 경기장으로 진입하기에는 역부족이다"며 "경기장 인근에 외부 주차장을 신설할 계획이고 자전거를 타고 오면 입장료를 할인해 주는 만큼 많은 관중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길 바랄 뿐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이스는 7-7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6안타를 주고받는 화끈한 타격전을 펼쳤다. 두산에서는 최주환과 정수빈이 각각 2타점씩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KIA는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김민구가 돋보였다. 이범호와 김주형도 각각 2타점씩을 올렸다.
두산 선발 크리스 볼스테드는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5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의 준수한 피칭으로 주목을 받았다.
반면 앞선 넥센전에서 3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던 KIA 선발 데니스 홀튼은 3이닝 3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KIA는 시범경기 첫 무승부(2승3패)를 기록했다. 공동 6위는 유지했다.
두산은 시범경기 전적 1승1패3무로 5위에서 삼성과 함께 공동 4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