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IA와 한화는 홈 구장이 새롭게 변신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영향을 받아 관중친화적인 구장으로 변모했지만, 파울존이 줄어들어 투수들에겐 반갑지 않다. KIA와 한화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이 5점대로 각각 팀 순위와 같은 8위, 9위였다. 외국인 투수 등 마운드에 새 얼굴도 가세하지만 객관적인 홈구장 환경은 투수들에게 불리해졌다.
KIA의 새 홈구장인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3년간 994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오는 8일 개장식을 앞두고 있다. 최신식 구장이라 여러 가지로 볼거리가 많다. 관중석의 팬들이 선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 가깝게 볼 수 있도록 그라운드와의 거리를 바짝 당겼다. 그렇다보니 파울 지역이 줄어들었다.
홈플레이트에서 포수 뒤쪽 백네트까지 거리는 18.5m로 기존 무등구장보다 1m 정도 좁아졌다. 내야 파울라인에서 더그아웃까지는 18.8m로 종전 무등구장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외야 파울 지역은 파울라인과 관중석까지의 거리가 5.5m에 불과하다. 외야로 가는 뜬 공 파울은 관중석으로 들어갈 확률이 크다. 이전보다 좌익수나 우익수가 잡아내는 파울 플라이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지난 2년간 관중석 증축, 외야 펜스 거리 확대로 신축구장 못지 않게 팬을 위한 야구장으로 변모해온 한화의 홈 대전구장은 올해 3차 리모델링으로 팬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섰다. 메이저리그처럼 포수 뒤쪽 좌석을 설치했고, 더그아웃은 메이저리그식으로 변화됐다. 외야 양쪽 내부에 있던 불펜도 팬들이 지켜볼 수 있도록 좌측 외야 관중석 아래로 옮겼다. 시애틀의 홈구장 세이프코필드처럼 양팀 불펜을 함께 뒀다.
포수 뒤쪽 좌석을 만들면서 홈플레이트에서 백네트까지 거리가 23m에서 16m로 크게 줄었다.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더그아웃도 1~2m 가량 그라운드쪽으로 나와 파울 지역을 일정 부분 좁아지게 했다. 외야석 공간에 불펜을 만드느라 대전구장 좌측 펜스까지 거리는 100m에서 98.6m로 1.4m 앞당겨졌다. 우측은 100m를 유지해 좌우 비대칭이 됐다. 우타자의 잡아당기는 타구가 홈런이 될 확률이 조금 높아졌다.
물론 다른 팀 투수들도 마찬가지 조건이다. 하지만 시즌 경기의 절반을 치르는 홈 구장이 바뀐 한화와 KIA 투수에게 영향력이 더 크다. 게다가 지난해 한화와 KIA의 투수진은 가장 약했다. 반면 타자들에겐 파울 타구가 잡힐 가능성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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