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로 뒤숭숭하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다잡은 한국 쇼트트랙대표팀이 꾸준히 훈련을 이어갔다.
한국 쇼트트랙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진행된 공식훈련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을 진행했다.
분위기는 한층 좋아진 모양새다.
한국 쇼트트랙대표팀은 '내우외환'에 빠져 있었다. 지난 17일까지 남자대표팀이 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하며 부진했다.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가 부활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고질적인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소치올림픽이 폐막한 뒤 대대적인 감사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날 여자 쇼트트랙대표팀이 3000m계주에서 에이스 심석희(17·세화여고)의 막판 역주 속에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었다.
이날 훈련에 나선 선수단의 분위기는 한층 밝아보였다. 선수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미소를 지으며 훈련을 진행했다.
5000m 계주 결승 진출에 실패한 남자대표팀은 이날 파이널B에서라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를 품은 듯 계주 훈련에 매진했다. 이미 계주가 끝난 여자대표팀이 남자대표팀의 훈련을 도왔다.
대표팀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광복(40) 코치는 여자 1000m 레이스에 나서는 심석희와 김아랑(19·전주제일고)을 데리고 스타트 연습을 실시했다. 최 코치는 직접 스타트 라인에 서서 스타트를 끊고 초반을 함께 달려주며 심석희와 김아랑의 스타트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훈련을 마치고 믹스트존에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라커 쪽에서는 선수단의 밝은 웃음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남자 500m를 앞둔 이한빈은 "여자대표팀도 금메달이 없어 분위기가 침울했는데 어제 금메달을 따고 상승세다. 우리도 남은 종목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5000m 계주 파이널B이지만 캐나다와의 자존심 싸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코치는 "분위기는 계속해서 좋았다. 선수들이 우울해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역시 남자 500m에 나서는 박세영(21·단국대)은 "대회 막바지이어서 좋게 마무리하려고 도와가면서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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