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의 외국인선수 애런 헤인즈(32)가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플레이로 구설에 올랐다. 연맹 차원의 중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헤인즈는 지난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2쿼터 중반 김민구(22·KCC)에게 위해를 가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고의적이었다. 헤인즈는 속공 전개 과정에서 코트로 돌아가는 김민구를 왼팔로 강하게 밀쳤다. 체중까지 실어 작심한 모습이었다.
김민구는 꽤 오랫동안 호흡에 애를 먹었고 쓰러진 채 두 발을 구르며 고통스러워했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장면이었다.
김민구는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라커룸으로 돌아갔다가 3쿼터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내 다시 벤치로 돌아갔다.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정당한 몸싸움이 아닌 예상치 못한 가격이었기에 김민구가 느낀 통증과 충격은 훨씬 컸다. 김민구가 배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는 상황에서도 헤인즈의 사과 제스처는 없었다.
조진호 KCC 사무국장은 "고의성이 짙어 보인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허재 감독 역시 "고의성 여부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했다.
팬들의 원성도 자자하다. 자칫 선수 생명에 지장을 줄만큼 거칠고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한 헤인즈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KBL 게시판은 헤인즈에 대한 글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KBL은 헤인즈의 행동과 관련해서 재정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의 다음 경기가 18일이기 때문에 18일 이전에 재정위원회가 열려야 한다.
헤인즈는 지난 시즌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상대 코칭스태프에게 "X새끼야"라는 육두문자를 썼다는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당시 SK는 "헤인즈가 '깨끗이 해'라고 외친 것이 욕설을 한 것처럼 들린 것 같다"고 해명했다.
KCC의 척 퍼슨 외국인 코치는 "미국프로농구(NBA)는 이런 상황에서 무거운 징계를 내린다. 최소 5경기 출전정지와 2만 달러의 벌금을 내린다"며 "KBL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지켜볼 것이다"고 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한 동호회 농구경기의 영상이 화제가 됐다. 속공 상황에서 한 선수가 헤인즈처럼 상대를 고의적으로 밀쳤다가 반칙을 당한 선수가 십자인대 파열의 중상을 입은 영상이다.
상대에게 부상을 입히기 위한 목적으로 행하는 고의적인 반칙은 동호회 농구에서도 악질 중의 악질로 평가받는다. 다시 발 못 붙인다.
프로농구를 관장하는 KBL 역시 헤인즈의 행동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 15일 조사에 착수했다.
KBL 안준호 전무이사는 "헤인즈의 행동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비디오 분석을 통해 과실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KBL은 제재여부를 16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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