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4)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골은 다음을 기약했으나 자신이 왜 '선더랜드의 키'인가를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
기성용은 14일 자정(한국시간) 영국 런던 볼린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13~2014시즌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으로 맹활약했다.
비록 팀은 시종 우세를 보이고도 골 운이 따르지 않아 득점없이 비겼으나 '기성용의 재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기성용에게는 뜻 깊은 경기였다.
기성용은 이날 전반 2분20초 팀의 첫 슈팅, 후반 33분 팀의 마지막 슈팅을 쏘는 등 팀 슈팅 총 19개 중 최다인 4개(크로스 1개 포함)를 일궈내며 뛰어난 공격 능력을 과시했다.
또한 그 동안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경쟁 관계였던 동료 리 캐더몰(25)과 공격(기성용)·수비(캐더몰) 치중으로 역할을 분담해 공존 가능성도 보여줬다. 아울러 89.3%(후스코어드 닷컴 집계)에 달하는 팀 내 최대의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이날도 조지 알티도어(24)·스티븐 플레처(26) 등 공격수들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현지 언론도 기성용의 기여도를 인정했다.
경기 직후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에 대해 "선더랜드 축구의 질을 높였다"고 찬사를 보내며 평점 7점을 매겼다. 기성용보다 높은 평점은 8점으로 캐터몰, 수비수 온드레이 셀루츠카(24) 등 2명 뿐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선더랜드의 거스 포옛(46) 감독은 현지 매체 노던 에코와의 인터뷰에서 기성용의 원터치 패스·드리블·키핑 능력·양발 사용 등을 높게 평가하며 "기성용은 내가 원하는 축구를 하는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기성용의 완전 이적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그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빠르다. 이적료가 얼마나 비싼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러워 했지만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자"라는 말로 여지를 남겨뒀다.
전임자인 파올로 디 카니오(45) 감독이 이번 시즌 초반인 8월 말 스완지시티로부터 임대해 온 기성용에게 웨스트햄전까지 7연속 풀타임 출전 기회를 주며 전폭적인 신뢰를 나타내고 있는 포옛 감독. 그가 이날 자신이 부여한 미션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낸 기성용에 대해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