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2014년 팀 200도루를 향한 질주를 시작한다. 이대형(30)-김주찬(32)-신종길(30) 등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선수만 셋이다.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프리 에이전트) 이용규(28)를 한화에 내줬다. 타고난 선구안과 빠른 다리를 지닌 선수가 떠났지만 적어도 기동력 부문에서는 아쉬울 게 없다. KIA는 최근 2년 동안 한국 최고의 '대도'들을 영입했다. 2012년 겨울 롯데의 테이블 세터였던 FA 김주찬을, 지난 11월에는 FA 이대형까지 LG에서 데려왔다.
두 사람은 2000년대 야구계를 대표하는 대도들이다. 2000년 삼성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주찬은 이듬해부터 무려 8차례나 도루 부문 7위권 안에 포함됐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하며 23개에 그쳤지만, 도루성공률은 88.5%나 됐다.
2010년에는 김주찬과 이대형이 도루왕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2007년부터 4년 연속 도루왕에 성공한 '슈퍼소닉' 이대형은 그해 도루 1위(66개)에 올랐다. 김주찬은 간발의 차(65개)로 2위에 머물렀지만, 한국 최고 수준의 빠른 다리를 또 한번 과시했다.
이외에도 KIA에는 김선빈(24)-안치홍(23) 등 달리기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가 많다. 특히 신종길은 올 시즌 발굴한 보석이다. 데뷔 12년 만에 3할 타율(0.301)을 기록한 그는 총 29차례 루를 훔쳐 이 부문 팀내 1위에 올랐다. 도루성공률은 82.9%에 이른다.
김주찬과 이대형, 신종길은 모두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러너'다. 롯데 시절 100m를 10초대 후반에 통과했던 김주찬은 직선보다 곡선 주루에 특히 강하다. 김경문(55) NC 감독은 "김주찬이 도루도 잘하지만, 2루에서 3루를 돌아 뛰는 능력은 국내 어떤 선수보다 훌륭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우곤 했다. 이대형 역시 11초대의 100m 달리기 실력을 자신한다. 어린 시절 육상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전문 육상선수보다는 느리겠지만, 야구에서 뛰는 것만은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신종길은 "100m 달리기는 11초대에 충분히 통과할 자신이 있다. 내년 시즌에도 거침없이 뛰겠다"며 "빠른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좋은 일이다. 김주찬 선배, 이대형과 함께 뛰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선동열(50) KIA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팀 도루 목표를 200개로 잡았다. "언제든지 그린 라이트"라며 뛰는 야구를 권장했다. 그러나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졌고 팀 도루 141개(4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대형-김주찬-신종길이 다치지만 않는다면 KIA의 팀 200도루 목표는 2014년에도 유효하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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