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를 풀 때 도움을 주는 드링크 제품(100ml)에 당 함유가 무분별하게 첨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뉴시스헬스 취재진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자양강장제 드링크 제품 9종의 영양성분을 살펴본 결과 당류가 적게는 9g에서 많게는 13g까지 들어가 있다.
국민 1인당 하루 당류 섭취량(41.5g, 2010년 기준)으로 놓고 보면 드링크 한 병에도 하루 설탕 섭취량의 4분의 1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는 탄산음료인 콜라(100ml기준, 10.8g), 사이다(12g)와도 비슷한 수치다.

◇피로 회복엔 타우린ㆍ비타민이 아니라 ‘단물’?

당류가 가장 많이 들어간 제품은 일양약품 '마군단동충하초'로 한 병(100ml)에 무려 13g의 당이 들어가 있었다.
그 다음으로 일양약품 '영비천골드(120ml)'와 대웅생명과학 '발효홍삼골드(100ml)'도 당류가 각각 14g, 13g이 첨가됐다.
또 광동제약의 효자품목인 '비타500'도 당류가 11g이나 들어가 있다.
반면 비교적 적은 당류가 들어간 제품으로는 동아제약 '박카스'와 동화약품 '생생톤'으로 각각 9g의 당류가 함유됐다.
이처럼 드링크제에 첨가되는 고함량의 과당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맛의 조화나 적정 함유량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합쳐져서 당류가 함유된다는 설명이다.
한국식품연구원 산업자원연구본부 김명호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음료의 맛을 결정하는 건 단 맛과 신 맛이다. 보통 음료에 12~13bx 정도의 당이 들어가야 단 맛을 느낄 수 있다"며 "드링크 제품들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피로가 느껴질 때 드링크를 복용하면 당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각성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만약 타우린이나 비타민 등과 같은 성분이 약리작용을 해서 즉각적인 각성 효과를 보려면 한 번에 여러 병을 섭취해야 한다. 생각하는 만큼 많은 자양강장 성분이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 "의약외품이라 성분표시 문제 없어"

이처럼 드링크제에도 많은 양의 당류를 포함하지만 일부 제품에는 당류나 지방, 나트륨 등의 함량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약사법에 따라 일반의약품이나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사용상의 주의사항이나 효능·효과, 용법·용량만 표시하면 되기 때문이다.
음료수에 나타나 있는 식품 표시기준처럼 드링크 제품에도 영양성분 의무 표시를 해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회사원 김정환(28)씨는 "드링크제에 당분이 많이 들어가 있을 줄은 몰랐다"면서도 "자양강장제는 비타민이나 타우린 같은 성분만 들어있을 줄 알았다. 적어도 소비자가 알고 먹을 수 있도록 성분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약처 A모 관계자는 "의약외품은 용법ㆍ용량에 맞춰 섭취하라고 제품 겉면에 나와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식약처 B모 관계자도 "소비자 알 권리를 위해 드링크 제품의 의무 표시화는 공감하지만 의약외품의 특성상 영양성분 검토는 원론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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