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꽃샘추위가 물러가면서 많은 이들이 따뜻한 봄을 맞아 산행을 나서고 있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봄철 산행을 나서면 심신이 단련되는 등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비교적 에너지 소비가 많아 무리하게 감행하면 각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겨울동안 낮은 기온에 익숙해져 있던 몸을 갑자기 격하게 움직이면 관절에 무리가 온다. 따라서 이를 이완해주는 스트레칭이 꼭 필요하다. 특히 높이 올라갈수록 기온이 떨어지는 산의 특성 때문에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근육이 쉽게 경직된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산 속은 아직 기온이 매우 낮아 100m를 올라갈 때마다 평균 0.65℃ 정도 기온이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바른 자세로 등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만 자세를 잘못 잡아도 허리를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려올 때 역시 마찬가지다. 몸의 체중이 허리나 무릎에 실려 관절에 크게 무리가 갈 수 있다.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보다 보폭을 좁게, 여유를 갖고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좋다.
하산 시는 낙상사고도 빈번히 일어난다. 신체의 무게중심이 높고 허공에 떠 있는 시간이 많아 신체가 불균형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낙상사고가 일어나면 타박상이나 찰과상뿐 아니라 근육이나 인대의 강도와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허리, 관절에 부상을 입기 쉽다. 특히 골다공증 환자는 손목 뼈, 엉덩이 관절, 허리 뼈 주위가 골절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한편 허리 질환이 있는 사람은 왕복 1시간 정도의 낮은 산을 가는 것이 좋다. 또 길에 돌이 많은 산보다 흙이 많아 관절에 무리를 덜 주는 산을 택해야 한다. 배낭 무게는 체중의 10분의 1이 넘지 않도록 한다. 등산용 지팡이나 스틱을 갖고가는 것도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 좋은 방법이다. 50분 걸은 후에는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등산 후에는 찜질이나 온열팩으로 마사지를 해준다.
등산 중 순간적으로 허리가 삐끗했다면 우선 옆으로 누워 안정을 취하고 통증을 일으키는 부위를 고정해 손상된 조직을 보호하고 통증을 줄여준다. 상비약으로 소염진통제를 구비하고 있다면 이를 복용하고 냉찜질 등을 해 준다.
허리 보조기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보조기는 요추부의 운동을 제한하고 요추에 미치는 하중을 줄이며 좋지 않은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사용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사용하면 허리 근육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급할 때에만 착용하는 것이 좋다.
등산 후 허리가 갑자기 아프다면 허리와 관련된 '추간판탈출증'이나 '협착증' 등의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겨울동안 전혀 운동을 않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한 산행을 하면 허리에 부담을 줘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약화된 허리 관절 등의 부위에 무리가 오는 것이다.
추간판탈출증이나 협착증 등은 수술 외에도 환자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해 신경주사요법, 무중력 감압치료, 감압 신경 성형술 등 간단한 시술로 치료할 수 있는데, 이는 환자에게 수술 부담감을 덜어주고 바로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세사랑병원 김지헌 소장은 "신경주사요법에는 경막외주사요법, 척추관절차단술, 신경가지치료술 등이 있다"며 "1~2주 간격으로 반복해서 치료하는데, 치료 후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척추질환과 근육통증까지 완화시켜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경주사요법으로 화학적 통증 유발물질을 제거하고 감압치료로 물리적 압력을 해소하면 통증이 가라앉는다"고 덧붙였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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