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을 보면 ‘비인다중풍(肥人多中風)’이라는 말이 있다. 뚱뚱한 사람이 뇌졸중, 즉 중풍에 더 잘 걸린다는 말이다. 비만인 사람들은 체내에 지방이 쌓이다보니 혈액 속에 지방질이 많다. 혈액 속에 지방이 많으면 혈장에서 섬유소원을 제거한 나머지 황색의 투명액체인 혈청이 뿌옇게 흐려지는데 이를 고지혈증이라고 한다.
고지혈증을 유발할 만큼 혈액 속에 지방성분이 많으면 피가 걸쭉해지는 것은 물론 지방이 혈관벽에 달라붙고 그 위에 여러 혈액성분이 엉켜 혈관이 점점 좁아진다. 혈관 중에서 동맥 혈관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동맥경화라고 한다.
차 한 대 지나가기도 좁은 골목에선 차가 제 속도를 내기 어렵듯이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의 흐름이 원활치 않아 혈액순환장애가 발생하고 때론 막혀버린다. 또 혈관벽에 엉겨붙어있던 핏덩이가 떨어져 중요한 장기의 혈관을 막으면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진다. 가령 심장에 있는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되고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되는 것이다.
비만→동맥경화→혈액순환장애→뇌졸중으로 이어져
뇌졸중이 발병하면 여러 증상이 동반된다. 얼굴에 마비가 오는가 하면 손, 팔, 다리에 힘이 빠지고 약해진다. 또 몸 한쪽에 느낌이 없고 갑자기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급작스럽게 실어증, 발음장애가 온다. 뿐만 아니라 어지러움, 균형감 상실, 심한 두통,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현상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뇌졸중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이대일 원장은 “뇌졸중은 무엇보다 발병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 당신의 몸이 비만하다면 지방찌꺼기로 인해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살을 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뇌졸중은 여름보다는 겨울에, 또 혈압이 높은 경우 더 주의해야한다. 혈압이 높으면 심장에서 혈액을 내보낼 때 대동맥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져 오랜 시간이 지나면 대동맥벽이 두꺼워지고 좁아진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으면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겨울이 되면 추위 때문에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오르고 혈관을 흐르는 혈액의 점성도가 높아져 혈액순환장애가 일어나 혈관이 막힐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여름보다 겨울에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
일시적 일과성뇌허혈 방치해선 안 돼
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뚫리는 뇌졸중을 일과성뇌허혈이라고 한다. 일과성뇌허혈은 짧게는 몇 분, 길게는 하루 동안 심하게 어지럽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갑자기 마비되고 힘이 없어지는 증상도 흔히 나타나지만 24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고 증상이 사라지면서 정상으로 돌아온다.
일과성뇌허혈을 그대로 방치하면 뇌졸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통계적으로는 일과성뇌허혈 환자의 35%가 5년 이내에 뇌졸중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성뇌허혈을 경험했다면 반드시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치료해야한다.
TIP1. 뇌졸중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1. 지방, 포화지방산,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을 먹는다.
2. 채소, 과일을 충분히 섭취한다.
3. 금연을 한다.
4. 과도한 음주를 삼간다.
5.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6. 과로와 추위를 피한다.
7.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한다.
8. 고혈압이 있는 경우 의사의 지시에 따라 혈압을 조절한다.
9. 당뇨병이 있는 경우 의사의 지시에 따라 혈당을 조절한다.
10. 뇌졸중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한다.
11. 뇌졸중은 재발할 가능성이 크고 완치가 쉽지 않아 지속적으로 치료한다.
TIP2. 뇌졸중의 전조증상
1. 갑자기 한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진다.
2. 한쪽 팔, 다리에 감각이상이 나타난다.
3. 갑자기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현기증이 난다.
4. 발음이 어눌해진다.
5. 입이 한쪽으로 삐뚤어진다.
6.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엉뚱한 말을 한다.
7. 걸을 때 한쪽으로 쏠린다.
8. 하품을 자주 하거나 사례가 걸린다.
9. 한쪽 시력이 떨어지거나 사물이 겹쳐 보인다.
10. 구토증상이 나타난다.
11. 가벼운 물건을 들다가 갑자기 떨어뜨린다.
12. 머리가 아찔하고 뒷목이 뻣뻣하다.
13. 머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
14. 음식을 잘 삼킬 수 없다.
15.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면 혀가 구부러져 나온다.
16. 똑바로 가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17. 눈을 감고 양팔을 벌리고 선 상태에서 한 발을 들면 바로 쓰러진다.
호남신문 기자ihonam@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