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턱인 입동(立冬)도 지났고,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 셈이다. 한방에서는 겨울을 저장의 계절로 본다. 식물은 잎을 떨어뜨려 밖으로 나가는 기운을 막고 씨 안에 생명의 에너지를 저장한다.
동물은 영양분을 많이 비축하고 겨울동안 활동을 최대한 줄여 추운 계절을 견뎌낸다. 우리 몸도 이런 자연의 이치에 따라 기운은 안으로 응집되고 활동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에는 감기, 비염, 천식, 장염 등과 같은 각종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이 유행하는 만큼 겨울철 실내생활 수칙을 잘 지키도록 한다.
◇ 체온변화가 급격히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
우선 아이들은 체온조절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기억한다. 따뜻한 실내에서 뛰어놀다 땀을 흠뻑 흘리면 금세 땀이 식으면서 한기(寒氣)에 노출되어 감기에 걸린다. 더위에도 추위에도 반응이 즉각적이라 체온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우선 외부온도와 체온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려면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히는 것이 좋다.
너무 두껍게 옷을 껴입어서 땀이 났다가 식는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주변 환경에 따라서 적당히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하도록 한다. 땀이 많은 아이라면 속옷을 자주 갈아입혀준다.
◇ 실내온도는 긴소매 옷을 입고 지낼 정도로
겨울은 겨울답게 춥게 지내야 한다. 권선근 아이누리한의원(일산점) 원장은 “인위적으로 실내온도를 지나치게 높이면 아이의 몸이 오히려 더 약해진다. 스스로 적응하거나 이겨내는 힘이 부족해져 면역력이 떨어지고 갖가지 질환으로 겨우내 고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는 20∼22℃ 신생아는 22∼24℃가 적당하다. 조금 서늘하다고 느껴지는 온도지만, 내복을 챙겨 입고 얇은 옷을 여러 겹 덧입고 양말을 입고 생활한다면 그리 낮은 온도는 아니다.
◇ 환기, 자주 챙기면 오히려 감기 덜 걸려
창문을 살짝만 열어도 찬바람이 들어오는 계절. 아이가 감기에 걸릴까 봐 엄마들은 창문을 꼭꼭 닫아둔다. 그런데 춥다고 창문을 닫아놓기만 하면 따뜻한 온도와 습도 때문에 곰팡이나 진드기가 서식하기에 적당한 환경이 된다.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아 한의사들은 집안 환기를 시키는 횟수가 많을수록 감기에 걸리는 횟수가 줄어든다고까지 말을 한다. 1시간에 5분 내지는 2∼3시간에 10분 정도는 집안 창문을 꼭 열어두도록 한다.
◇ 따뜻한 음식으로 소화기는 언제나 온기 있게
겨울을 건강하게 나려면 어느 정도 추위를 견뎌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것이 아이가 섭취하는 음식에도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서늘하게 키우는 것은 피부와 호흡기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지만 소화기까지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아이가 먹는 음식은 여름이든 겨울이든 따뜻하게 먹이는 것이 좋다.
권선근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찬 음식이 위장에 바로 들어가는 경우, 소화관에서 소화효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음식을 덥혀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쓰이고 체온도 잠시나마 살짝 내려갈 수 있다. 지속적으로 아이가 찬 것만 찾는 경우 잦은 감기와 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요는 두껍게, 이불은 가벼운 순모나 면 소재로
날씨가 추워지면 이불 두께도 점점 두꺼워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두꺼운 이불을 덮어주면 자다가 땀을 흘리거나 이불을 차버리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이렇게 되면 흐른 땀이 식으면서 오히려 감기가 걸리게 된다.
춥더라도 이불은 순모나 면으로 된 적당한 두께의 것을 택해 아이가 차내지 않게 하고, 요를 두꺼운 것으로 깔아 방바닥의 찬기가 올라오지 않게 한다. 특히 전기장판이나 담요는 몸을 건조하게 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 햇살 좋은 날, 야외 활동으로 계절 변화 적응
춥다고 실내에서만 지내다보면 날씨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더 떨어진다. 자연의 변화에 적당히 맞추어 생활하려면 겨울이라도 바람이 없고 햇살이 좋은 시간을 골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 운동은 땀을 날 정도의 과격한 운동보다는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처럼 가벼운 것이 좋다.
호남신문 기자ihonam@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