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수 판매 부진을 겪었던 내수차 업체와 국내 시장 확대를 노리는 수입차 업체들이 연말 신차를 대거 투입한다. 내수차 업체들은 부분변경 모델과 사양을 개선한 2013년형 모델을 출시하고 기존 차량 할인폭을 늘렸으며, 수입차 업체들도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추고 있다. 특히 올해 말까지 개별소비세 인하를 통해 주요 차량 가격이 2~3% 가량 하락했기 때문에, 차량 구입의 최적의 시기로 꼽히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출시되는 신차는 약 20여종으로 예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그동안 연말은 다음해 신차 출시를 위한 준비 기간으로 연식변경 모델이 주류를 이뤘지만, 내수만회를 위한 내수차 업체들과 수입차 업체들의 공세가 맞물리면서 역대 최대 신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일본 업체들의 경우 엔고를 피해 미국서 생산된 모델을 직접 들여올 계획으로 가격도 이전에 비해 낮아질 전망이다.
내수차 업체들이 신차 출시를 늘리는 이유는 올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수 판매는 오히려 감소했다. 부분 파업으로 인해 차량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기아차는 K7 부분변경 모델을 이달 중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신차 출시를 한꺼번에 진행한 한국지엠은 올해 스포츠카 콜벳을 제외하고는 연식변경 모델로 대응하고 있다. 최소한 2~3개 차종의 신차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신차 출시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국지엠은 연말까지 연식변경모델로 대응하고 내년 초 소형 SUV 트랙스와 스파크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9월 SM3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한 르노삼성차는 이달 중 SM5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한다. 이 회사는 신차 수준으로 상품성을 높인 SM5 부분변경 모델로 국내 중형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구조조정 등으로 우울한 회사 분위기를 SM5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기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자동차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오디오 시스템을 개선한 SUV `렉스턴 W'와 `체어맨 H'를 이 달부터 판매한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상위 모델에 적용되는 편의사양을 이번 신차에 대거 적용했다"며 "소비자들 요구를 반영한 신차를 통해 좋은 호응을 얻어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는 연말 신차를 대거 투입해 국내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 연말까지 출시되는 모델은 소형 해치백에서 대형 미니밴까지 다양한 차종에 걸쳐서 신차가 출시된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와 함께 기존 차량을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와 할인행사 등을 함께 진행한다.
연말까지 가장 많은 신차를 출시하는 업체는 혼다코리아다. 연말까지 미니밴 `오딧세이', 크로스오버 차량 `크로스투어', 대형 SUV `파일럿', 해치백 `시빅 5도어', 중형 승용차 `신형 어코드' 등 5개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혼다코리아가 판매하는 차량이 5개 차종인 것을 감안하면 운영 차종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이다.
한국토요타는 크로스오버 차량 `벤자'를 이 달부터 판매한다. 고급 패밀리카 시장을 겨냥한 벤자는 SUV의 넓은 실내공간과 세단의 승차감을 갖춘 모델이다. 2.7리터, 3.5리터 가솔린 모델로 구분되며 각 모델 모두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공급받는다.
특히, 벤자는 도요타 칼티 디자인 센터에 근무하는 우리나라 이정우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주도한 모델이기도 하다.
스바루코리아도 편의사양을 개선해 상품성을 높인 2013년형 레거시와 아웃백을 출시했다. 이 회사는 2013년형 레거시가 3000만원대 유일한 상시사륜구동 승용차라는 점, 두 모델 모두 수평대향엔진을 탑재해 무게중심을 낮춰 뛰어난 주행안전성을 보인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국닛산도 이 달부터 중형 승용차 `알티마'를 판매한다. 알티마는 3000만원대 가격으로 국산차와 직접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상품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BMW코리아는 기존 3시리즈 웨건형 모델인 `3시리즈 투어링', 소형 SUV `X1' , 소형 해치백 `1시리즈' 등을 출시했다. 미니 브랜드로 `미니 클럽맨 그린파크, 하이드파크 디젤 모델도 추가했다. 이외 폭스바겐코리아는 파사트 가솔린 모델과 뉴비틀을 출시하는 등 연말까지 다양한 수입차가 쏟아질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인하, FTA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외 업체들이 이례적으로 연말 출시를 늘리고 있다"며 "각 메이커들의 신차 출시 확대는 전반적인 차량 가격을 인하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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