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FA는 무조건 잡아야죠."
롯데 구단과 양승호 감독이 팀내 자유계약선수(FA)를 모두 잔류시키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롯데는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3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는다. 팀의 중심타자인 홍성흔, 김주찬, 그리고 불펜투수 강영식 등 핵심 선수들이다.
3명 중 한 명이라도 놓친다면 롯데 전력에 큰 타격이다. 올 시즌 롯데의 4번타자로 활약한 홍성흔은 타율 0.292, 15홈런 74타점을 기록했다.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홍성흔마저 이탈한다면 안그래도 약해진 롯데의 장타력은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주찬은 롯데의 기동력 야구를 이끌었다. 30대 초반의 나이지만 올 시즌에도 35도루를 기록, 스피드와 주루 능력은 건재했다. 1번과 2번 등 어느 타순에 배치해도 제 몫을 해주는 김주찬을 잃게 될 경우, 롯데는 느림보 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강영식 역시 롯데 불펜에 필요한 선수다. 올 시즌 55경기에 나와 10홀드, 방어율 3.89를 기록하며 좌완 셋업맨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승호 외에 이렇다할 좌완 불펜투수가 없는 롯데에 강영식의 존재감이 적지 않다.
롯데는 3명 모두를 잔류시킨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우리 팀 FA는 모두 재계약하겠다"고 말했고, 양승호 감독 역시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 당연히 이 부분에서는 구단과 감독 사이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상황이 롯데 구단의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홍성흔, 김주찬, 강영식 모두 타팀이 군침을 흘릴만한 A급 선수들이다. 특히 다가올 오프시즌에 FA를 통한 전력 강화를 노리는 팀들이 다수 있고, 신생팀 NC까지 뛰어들어 '머니 전쟁' 조짐도 보인다. FA 자격을 가진 롯데 선수들도 하나같이 '시장에서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겠다'는 입장이다. 구단이 옛정만을 앞세워 이들을 붙잡는데는 한계가 있다.
물론 롯데는 FA로 이탈하는 선수가 발생할 경우, 타팀의 FA를 영입해 전력 공백을 줄이겠다는 계획도 세워놨다. 그러나 그건 차선책이다. 양승호 감독은 "다른 팀 FA보다는 우리 팀 선수들을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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