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일명 우유주사)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프로포폴로 인한 사고 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한 산부인과에서는 프로포폴을 투여한 여성이 사망하자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있었다. 최근에는 프로포폴을 투약한 40대 현직 여의사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방송인 에이미(본명 이윤지)는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1년을 구형 받았다. 그만큼 프로포폴이 오남용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포폴은 1992년 한국에서 사용이 승인된 이후 성형수술 등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는 수면마취제다. 통증 감각을 줄여줄 뿐 아니라 의식을 재워주는 등 후유증이 없어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부터 향정신성 의약품(마약류)으로 취급을 하고 있지만 마취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는 매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오남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 프로포폴을 한해 59회나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포폴은 30분 초과 2시간 이내의 마취를 요하는 수술과 뇌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장기이식 시술환자, 간기능 이상환자, 간질환의 기왕력이 있는 환자에게 마취유도 및 유지목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의료기관에서 불안장애, 수면장애, 위식도 역류(내시경)에 과다 처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포폴을 피로 회복제, 불안해소, 환각 유도제로 사용할 경우 저혈압이나 쇼크,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약물이다.
2000년부터 올해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한 프로포폴 사망자는 4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인 22명이 오남용으로 사망했다. 나머지 22명은 수술, 처치 중 프로포폴 관련 부작용으로 숨졌다.
직업별로 보면 간호사, 간호조무사가 각각 9명(40.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사 6명(27.3%) ▲병원종사자 2명(9.1%) ▲주부 2명(9.1%) ▲주점 종업원 2명(9.1%) ▲직장인 1명(4.5%) 등의 순이었다.
또 무서운 약물 프로포폴을 취급하는 마취 전문의는 현저하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스럽다. 전문의가 아닌 사람들이 프로포폴을 사용하면서 예기치 못한 사고발생에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심평원은 지난해 프로포폴을 구입한 병·의원 5885곳 중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 병 의원은 631곳으로 10.7%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10곳 중 9곳이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해 있지 않다는 의미다.
신연식 마취과 전문의는 "프로포폴은 자칫 잘못 사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마취전문의에 의해 취급돼야 한다"며 "마취 전문의가 상담을 통해 환자의 체형, 체질, 치료 이력, 수술 당일 환자의 상태 등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확인한 후 그를 바탕으로 적합한 마취 방법을 선택해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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