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는 2002년 입단했다. 올해로 11년째다. 그가 규정이닝을 소화한 경우는 올해 포함 4시즌 뿐이다.  2002년, 2003년, 2005년, 그리고 2012년이었다. 그 공백기에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2007년과 2011년 사이에 3년은 아예 빈공간이었다. 임의탈퇴로 보낸 허송세월이었다.
김진우가 2010년 8월말 구단과 선수들의 허라과 동의를 받아 복귀했을 때 재기 가능성을 크게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김진우가 다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근거로는 3년동안 쉬었기 때문에 투수의 몸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을 던질 수 있는 근육이 아닌 일반인의 근육이라는 점 때문이다.
허리 뿐만 아니라 무릎도 정상이 아니었다. 정상적인 러닝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체력을 비축하고 1년 풀타임으로 견딜 수 있는지 우려의 눈길이 쏟아졌다. 더욱이 원래 제구력이 좋지 못한데다 구속도 빠르지 않았다. 유일하게 커브 하나만 녹슬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불펜에서 볼을 던지는 김진우는 보는 코치와 감독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2011년 6월 17일 광주 삼성전에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2세이브를 따내긴 했지만 역시 1군 마운드에서 전력투구는 어려웠다. 그는 10경기에서 8⅔이닝만 던졌을 뿐이었다. 단순히 마운드에 돌아왔다는 것만 확인했고 재기의 가능성은 여전히 의문부호였다. 선동렬 감독이 부임했고 김진우는 가을 마무리 캠프를 충실히 소화해내면서 기대감을 주었다.
마운드의 주축투수로 활약을 기대했다. 그러나 1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어깨통증으로 피칭을 중단했다. 그를 소방수로 기용하려던 선감독의 계획은 틀어졌다. 겨우 몸을 만들어 선발진에 합류했으나 4월은 단 2경기에 등판했다. 선감독에게는 믿을만한 선발투수는 아니였다. 그래도 꾸준히 기용했고 김진우는 6월까지 4승을 건졌다. 그러나 다시 피로증세를 보여 한 달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휴식을 갖고 돌아온 후반기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7월 27일 광주 한화전에 6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했다. 그리고 이후 선발등판한 9경기에서 6승을 따냈다. 9월 25일 대구 삼성전과 10월 1일 군산 롯데전은 1실점 완투와 완봉승을 낚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 완봉승으로 김진우는 6년만에 10승 투수가 되었다.  후반기 복귀 이후 방어율은 불과 1.26에 불과하다. 
스피드는 140km 후반을 찍었고 커브와 슬라이더, 그리고 투심패스트볼까지 변화구도 다양해졌다. 자신감이 쌓이면서 제구력도 좋아졌다. 타자 앞에서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타자들이 "너무 치기 어렵다"면서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133⅔이닝을 넘겨 규정이닝도 채웠다.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아직은 완전한 재기는 아니다. 투구이닝이 아직은 적고 관리가 필요하다. 가을 마무리 훈련과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풀타임용 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그의 재기가 2012년 뿐이라고 생각하는 팬들은 없다. 내년에는 마운드의 주축으로 우승에 기여하면서 완벽한 비상으로 이어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래서 2012년보다 2013년에서 더욱 기대받는 김진우이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