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다툼만큼이나 한화와 LG의 탈꼴찌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공동 3위 롯데, 두산에 6.5게임 차 뒤져있는 5위 넥센 이하 6위 KIA, 7위 LG, 8위 한화의 포스트시즌 경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팀 간 10경기에서 11경기 정도를 남겨 둔 현재 다소 맥빠질 수 있는 시즌 막바지일 수도 있으나 각 팀에게는 중요한 순위 다툼이 펼쳐지고 있다.
1위 삼성이 느긋하게 우승매직넘버를 줄여 가고 있고, 2위 SK, 공동 3위 롯데, 두산은 현재 포스트시즌 순위를 두고 치열한 싸움에 한창이다. 또한 넥센과 KIA는 물러날 수 없는 5위 싸움에 한창이다. 최근 KIA가 부진한 가운데 처져있던 넥센이 자리바꿈에 성공했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자존심이 걸린 5위를 놓고 두 팀은 최선을 다할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탈꼴찌를 원하는 한화와 추락하지 않으려는 LG의 싸움이 가장 치열하다. 최근 LG가 1승 4패를 거두는 동안 한화가 4승1패를 기록하면서 양 팀의 격차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최근 몇 달간 가장 적은 2.5게임차다. 한화가 10경기, LG가 1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현재 충분히 뒤집힐 수도 있는 격차다.
쫓는 한화는 현재 느긋한 반면 LG는 다소 절박한 상황이다. 시즌 거의 대부분을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그러나 LG는 한화에게 시즌 막판 역전을 허용한다면 팬들의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한 감독대행 부임 이후 한화가 12승 6패의 상승세를 탄 반면, LG는 김기태 감독의 대타 사건 이후 하락세다.
이런 상황의 심리적 부담감의 차이는 선수단에게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LG의 최성훈은 21일 잠실 롯데전에서 5회부터 등판해 중간 계투로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4연패를 끊었다. 최성훈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든) 7위에 올라있으나 우리도 8위와 경기차가 크지 않다. 그래서 오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끼리 연패를 꼭 탈출하자고 의지를 불태웠다”며 “내가 팀 연패를 끊어 정말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한화의 추격을 의식하고 있는 것을 드러낸 대답이다.
반면 한용덕 한화 감독대행은 느긋했다. 한 감독대행은 21일 대전 넥센전에 앞서 탈꼴찌에 대한 가능성을 묻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7위를 하면 좋지 않겠냐”면서도 “당장은 그것(탈꼴찌)까지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단기간 순위를 뒤집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 만족스럽다는 답이었다.
한 감독대행은 “조금씩 한화의 미래가 보이고 있고, 선수들 스스로가 좋아지고 있는 것들이 보인다”면서 당장 순위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한 감독대행의 조심스러운 대답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LG를 잡고 싶은 욕심이 있을수 밖에 없다. 한화는 지난해 하반기 분전으로 단독 6위로 시즌을 마무리 하는 듯 했으나 시즌 막판 부진으로 LG와 공동 6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막판 좋은 흐름을 결과로 얻는 눈에 보이는 방법은 순위 변화. LG를 끌어내리고 7위에 올라가는 방법 하나뿐이다. 2.5게임차로 좁혀진 상황에서 한화 선수단이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은 분명하다.
자존심이 걸린 7위 LG와 8위 한화의 순위 경쟁이 야구팬들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