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김시진(54)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전격 경질됐다. 지난 5월 8연승 돌풍과 함께 창단 첫 1위를 차지했고 전반기를 3위로 마치는 등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던 넥센이었기에 감독 해임이 더욱 의외로 다가왔다.
김 감독은 결국 야인이 됐고 그의 빈자리는 수석코치였던 김성갑(51) 감독대행의 몫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대행은 사령탑으로 맡는 첫 경기인 18일 잠실 LG전에 앞서 "감독님을 잘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며 "솔직히 많이 힘들다. 코칭 스태프나 선수들이나 모두 많이 힘들 것"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야구는 멘탈 스포츠이기이 때문에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분위기가 처지면 기술적인 실수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선수단에게 '분위기만큼은 다운되지 말자'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어 "1996년부터 히어로즈에 있었기 때문에 선수파악이나 경기 운영 면에서는 특별히 어려운 것이 없다"며 "팬들에게 남은 15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김성갑 감독대행과 일문일답

- 김 감독의 해임 소식은 미리 들었나.

"아니다. 전혀 듣지 못했다. 갑자기 남궁종환 부사장에게 '남은 15경기를 잘 마무리해달라'라는 전화가 왔다. 그래서 '알겠다. 시즌 잘 마무리 하겠다'고 대답했다"

- 김시진 전 감독과 오랫동안 같이 했는데.

"김 전 감독님이 1998년에 오신 후 지금까지 함께했다. 감독님과 선수단은 가족같은 관계였다. 코칭 스테프나 선수들이나 모두 많이 힘들 것이다. 나 역시 마음이 아프고 매우 조심스럽다. 밤에 잠이 안 오더라. 내가 감독님을 못 모신 것 같다"

- '잘 못 모셨다'는 어떤 의미인지.

"초반에 워낙 성적이 좋았고 분위기도 괜찮았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했고 코치들의 미스가 컸다. 선수들을 잘 관리했더라면 자기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풀타임을 뛰지 않은 선수들도 있어 체력과 집중력도 떨어졌다. 후반기에는 주전 강정호 등이 부상으로 빠진 뒤 빨리 돌아오지 못하면서 성적이 떨어졌다. 수석코치로서 미안하다"

- 정민태 투수코치와는 어떻게 되는지.(정 코치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연히 시즌 끝까지 같이 간다. 끝까지 좋게 마무리하는 것이 팀에게도 정 코치에게도 좋다. 순간적으로 보도가 약간 잘 못 나간 걸로 알고 있다" (정 코치는 이날 "보도가 나간 후 김시진 전 감독님에게 '쓸 때 없는 소리하지 말고 마무리 잘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선수단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우리는 프로니깐 마지막까지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야구는 멘탈 스포츠이기이 때문에 분위기가 중요하다. 분위기가 처지면 기술적인 실수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선수단에게 '분위기만큼은 다운되지 말자'고 강조했다"

- 부담은 없나.

"1996년부터 팀과 함께 했기 때문에 선수파악이나 경기 운영 면에서는 특별히 어려운 것이 없다. 특히 시즌 마지막이라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조율하겠다. 팬들에게 남은 15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김 감독대행은 인터뷰 말미에 "뉴스를 보니 '유이아빠가 감독됐다'는 제목이 많더라"며 "딸인 유이는 연예인이고 나는 야구인이다. 엮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감독대행이라는 말도 꽤나 부담이 된다. 수석코치라는 내 직함으로 계속 불러줬으면 좋겠다"며 "감독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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