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진출에 빨간 불이 켜진 KIA가 개인 타격 성적에서도 역대 최악의 농사를 지을 것으로 보인다. 8일 현재 이용규가 ‘발’로 만드는 도루(37개)와 득점(79개) 1위에 올라 있지만, 전체 타자들의 타격 성적은 형편 없다.
팀 내 리딩히터는 김원섭으로 타율 2할9푼8리이며, 그 뒤를 안치홍(0.291)과 이용규(0.289)가 잇고 있다. KIA가 3할 타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건 2001년 창단 이후 한 번도 없었다. 2006년까지는 1998년부터 9년 연속 3할을 기록했던 장성호(한화)라는 확실한 3할 타자가 버티고 있었고, 2007년에는 이현곤이 타격왕(0.338)을 거머 쥐었다. 2008년엔 이용규(0.312)와 김원섭(0.305)이 3할 자존심을 지켰고, 통산 10번째 우승컵을 차지한 2009년엔 김상현(0.315)과 최희섭(0.308)의 쌍포가 폭발했다. 2010년과 2011년엔 이용규가 3할 명맥을 이었다.
타이거즈 전체 역사로 눈을 돌려도 3할 타자를 배출하지 못한 건 1993년 한 번뿐이다. KIA는 올시즌 중심 타선(이범호-김상현-최희섭)이 모조리 중도 하차한 데다, 확실한 3할 타자 후보인 이용규도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3할대로 끌어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포의 타선으로 불렸던 해태와 타이거즈 역사를 떠올리면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KIA의 초라한 현주소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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