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졌던 축구국가대표팀 '최강희 호'의 4기 명단이 공개됐다.
발표된 명단을 보면 우즈베키스탄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에 유리한 발판을 놓겠다는 최강희(53) 감독의 욕심을 읽을 수 있다. 면면이 화려하다.
최강희(53) 감독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11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 출전하는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최 감독은 해외파를 대거 합류시켰다. 23명의 명단 중 8명을 해외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채웠다. K리거 중심으로 꾸렸던 지난 3기와 크게 다른 양상이다.
공격자원이 넘쳐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명을 받은 김신욱(24·울산), 이동국(33·전남) 외에 미드필드에 이름을 올린 박주영(27·아스날), 이근호(27·울산)까지 언제든지 공격수로 나설 수 있다.
다만 박주영의 경우 익숙한 최전방 공격수 자리가 아니어서 다소 어색할 수도 있다. 최전방과 셰도스트라이커를 오간 적은 있지만 미드필더는 새롭다. 공격수보다 미드필드 운영에 신경을 쓴 최 감독의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최 감독은 "미드필더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따라 선수 구성이 달라진다. 경우에 따라 이동국, 김신욱도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현대축구의 흐름은 미드필드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상황에 따라 이동국과 박주영이 투톱을 이룰 수도 있다. 최 감독은 과거 본 프레레 감독 시절 두 선수가 발을 맞춘 경험을 거론했다.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각기 다른 장점이 있어 또다른 활용 방안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블루드래곤' 이청용(24·볼턴)이 1년 2개월 여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힘을 실었다. 오른쪽 정강이뼈 골절로 1년 여를 쉰 이청용은 대표팀 복귀만을 기다려왔다. 든든한 오른쪽 측면 자원을 얻은 최 감독으로서는 반갑기만 하다.
오랜 공백으로 떨어진 경기 감각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최근 리그 개막 이후 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강한 인상을 남겨 기대감을 높였다.
최 감독은 "워낙 영리하고 능력이 있는 선수여서 이전부터 소집하고 싶었다. 최근 들어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고 경기력이나 체력적인 부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선발했다"며 "그동안 양쪽 사이드가 과거에 비해서 선수층이 많이 얇아진 것이 사실인데 대안으로 활용한 이근호가 이제는 중앙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청용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사상 최초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이룬 '홍명보의 아이들'도 대거 발탁돼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기성용(23·스완지시티)과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23·카디프시티), 윤석영(22·전남), 박종우(23·부산), 황석호(23·산프레체히로시마)가 고스란히 A대표팀으로 갈아탔다.
최 감독은 "올림픽팀 경기를 꾸준히 봤다.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이들이 충분히 A대표팀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감독은 '독도 세러모니' 논란에 휩싸인 박종우에 대해 "미드필드에 박종우처럼 터프하고 많이 뛰는 선수가 없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최강희호가 화려한 구슬을 어떻게 꿸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오는 9월11일 우즈벡 원정에서 그 뚜껑이 열린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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