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검객 4총사가 펜싱 에페 단체전에서 사상 처음 메달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신아람(26·계룡시청), 정효정(28·부산시청), 최인정(22·계룡시청), 최은숙(26·광주 서구청)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에 25-39로 패했다.
한국 펜싱 에페 단체전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다. 지난 1일 여자 플뢰레 대표팀이 동메달, 4일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세 번째로 단체전 메달을 목에 거는 기염을 토했다.
5일 연속 메달 행진을 벌여온 한국 펜싱은 런던올림픽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던 에페 여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 대미를 장식했다.
여자 에페대표팀은 개인전 노메달에 그쳤던 아쉬움을 단체전 우승으로 달랬다. 이들은 펜싱 여자 에페 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한국에 안긴 주인공이 됐다.
이번 단체전 은메달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신아람이 심판진의 오심만 아니었다면 개인전 금메달도 충분히 따낼수 있는 실력자임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신아람은 지난달 31일 브리타 하이데만(독일)과의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종료 1초를 남겨두고 시간 계측원이 1초를 너무 길게 잡은 탓에 억울하게 역전패를 당했다.
결승 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3~4위전으로 밀렸던 신아람은 충격 속에 제대로 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올림픽 펜싱 사상 최악의 오심으로 기록될 '멈춘 1초' 오심의 희생자 신아람은 개인전에서 빼앗겼던 메달을 단체전에서 심기일전해 쟁취했다.
2006년 2월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신아람은 그 해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해 주목을 받았다. 에페 단체전 은메달 획득에도 기여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전 14위에 그쳤지만 단체전에서 정효정과 함께 동메달을 가져오는데 기여했다.
최은숙과 함께 2011년 브라질 국제월드컵에 참가한 신아람은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1년 서울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최은숙 최인정과 손발을 맞춰 은메달을 따내는 찰떡호흡을 자랑했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참가한 2012년 와카야마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전 금메달을 수확하는 최상의 기량을 선보였다.
또 여자 에페 '4총사'가 모두 참가한 이 대회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런던에서의 금빛 전망을 밝게 했다.
여자 에페 대표팀의 '맏언니' 정효정은 유일하게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베테랑 검객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개인전 14위에 그쳐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는 올림픽의 값진 경험을 발판으로 200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 은메달·단체전 금메달, 2010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 금메달·단체전 은메달을 따냈다.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 동메달을 연달아 따냈다.
2012년 카타르 국제월드컵대회에서는 강호들을 연이어 꺾고 결승에 올라 나바리아 마라(이탈리아)와 접전을 펼쳐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가대표 7년차 최은숙은 후보선수로 런던올림픽에 참가해 여자 에페대표팀의 숨은 진주 역할을 하며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그는 동갑내기 신아람과 함께 출전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과 2011년 브라질국제월드컵에서 잇따라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하는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여자 에페 대표팀의 '막내' 최인정은 국가대표에 발탁된 지 2년 밖에 안된 신예다.
172.5cm의 신체조건은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젊은 패기를 앞세운 저돌적인 공격력에다가 상대의 움직임을 간파하는 관찰력도 좋다.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여자 펜싱의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다.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상위권 성적을 휩쓸었다.
2008년부터 2012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 3개·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단체전에서도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성인 무대에 올라온 최인정은 현재 여자 에페대표팀 선배들과 함께 2011년, 2012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국제 무대 경험을 쌓고 기량을 끌어올렸다.
각종 국제대회애서 한 팀을 이뤄 수 많은 메달을 수확했던 이들 여자 4총사는 런던에서 세계 최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여자 펜싱의 위상을 드높였다. 세계의 높은 벽을 허물었다.

사진설명 :4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체 펜싱 에페 결승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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