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천재' 박주영(27·아스날)이 한국의 런던올림픽 8강 진출 분수령이 될 멕시코전을 승리로 이끌어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던다.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뉴캐슬의 제임스파크에서 멕시코와 조별리그 B조 1차전 경기를 치른다.
홍명보호에 승선하기 전 박주영은 병역연기 논란을 겪으며 생긴 심적인 부담감과 소속팀 아스날(잉글랜드)에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탓에 경기력 우려가 저하됐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발탁해 "박주영을 믿는다"고 깊은 신뢰를 보냈다.
박주영은 이에 보답하듯 최근 가진 두 차례의 평가전(뉴질랜드·세네갈)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특히 뉴질랜드전(14일)에서는 감각적인 발뒤꿈치 슈팅으로 연결한 결승골 장면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11월 11일 열린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득점한 뒤 246일 만에 기록한 골이었다.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과의 평가전(20일)에서는 기성용의 프리킥 크로스를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팀의 두 번째 골을 작성, 3-0 대승에 기여했다.
박주영이 최상의 경기감각을 선보이고 있어 홍 감독을 든든하게 한다. 박주영을 제외하면 마땅한 공격자원이 없는 대표팀에서 그의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박주영은 득점력 뿐 아니라 상대 문전에서의 폭넓은 움직임으로 동료들에게 빈 공간을 만들어 주는 역할에도 능하다.
박주영의 경기 스타일은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과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구자철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창출해내는 최전방 공격수와 발을 맞출 때 더 좋은 공격력을 드러낸다.
박주영-구자철 조합은 찰떡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A대표팀에서 이동국-구자철의 조합이 삐걱대던 것과는 정반대다.
박주영은 AS모나코(프랑스) 시절 측면 공격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어 홍명보호의 측면 자원인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남태희(레퀴야SC) 등과의 유기적인 포지션 스위칭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호는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박주영을 비롯해 A대표팀 주축선수가 6명이나 포함된 이번 올림픽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
1988년 서울대회부터 1998년 베이징대회까지 6회 연속 올림픽 본선을 경험한 한국이지만 단 한 차례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한국은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나선 1948년 런던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8강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의 성적이다. 8번 올림픽 본선에 올라 6번이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홍명보호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대표팀의 맏형이자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의 발끝에 달려 있다. 평가전에서 보여준 만큼의 기량을 실전에서도 발휘해야 한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등 큰 무대 경험이 많은 박주영은 A매치 58경기에 출전해 23골을 넣은 베테랑 공격수다.
이번 올림픽 무대를 발판삼아 잃었던 '팬심'을 되찾고, 스스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그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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