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지구촌의 눈과 귀가 올림픽이 열리는 런던으로 쏠리고 있다. 올림픽에서 가장 인기 종목을 꼽으라면 육상과 수영이라고 할 수 있다. '땅 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와 '물 속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마이클 펠프스(27·미국)가 가장 주목받는 이유다.
'펠피쉬', '볼티모어 총알' 등 많은 수식어로 불리는 펠프스는 그 중에서도 단연 인기다. 4년 전 베이징에서 8관왕에 오른 펠프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영 선수다. 펠프스는 마지막이라고 선언한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전설을 쓸 준비를 마쳤다.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BBC는 지난 18일(한국시간)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 9인을 선정, 발표했다. 그중 남자 수영 200m 종목에 펠프스의 금메달을 강하게 점쳤다. 베이징올림픽 8관왕을 재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이지만 펠프스에게 거는 기대만큼은 여전하다.
지난달 말 열린 미국 대표선발전에서 펠프스는 베이징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전 종목인 8개 종목에서 출전권을 획득했다. 자유형 200m, 개인혼영 200m와 400m, 접영 100m와 200m, 계영 400m와 800m, 혼계영 400m에서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의 문제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펠프스는 집중을 택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는 자유형 200m를 뺀 나머지 7종목 석권을 노린다. 개인혼영 200·400ｍ, 접영 100·200ｍ 등 개인전 4종목과 단체전(계영 400m·800m ·혼계영 400m)을 포함해 총 7관왕에 도전한다. 잘 할 수 있는 종목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도전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펠프스는 이미 수영사를 새로 쓴 '살아 있는 전설'이다. 앞선 두 번의 올림픽(2004아테네·2008베이징)에서 금메달 14개와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8관왕에 오른 그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로 7관왕을 차지한 전(前) '수영 전설' 마크 스피츠(62·미국)를 넘어서 올림픽 단일대회 최다 다관왕에 등극했다.
펠프스는 또 러시아 체조 선수인 라리사 라티니나(78)가 세운 올림픽 통산 최다 메달 기록(금9개·은5개·동4개)에 단 두 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최다 메달 기록 경신이 확실해 보인다.
스피츠는 지난 6일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펠프스는 아직 경쟁력이 있다. 베이징올림픽 때만큼은 아니어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는 무난히 딸 것”이라고 現(현) '수영 전설'에게 힘을 실어 줬다.
물론 빛과 그림자 모두를 겪었던 그다.
최고의 영광을 안겨준 베이징올림픽 이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마리화나 흡입 파문으로 내리막 길을 걸었던 그는 지난해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는 대표팀 동료 라이벌 라이언 록티(27)가 자유형 200m와 개인혼영 200m 신기록을 세우는 모습을 옆에서 씁쓸히 지켜봤다.
그러나 이내 재기에 성공했다. 펠프스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11kg이나 불었던 몸을 정상으로 만들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했다.
출발은 미국경영국가대표 선발전이었다. 느낌이 좋다. 펠프스는 라이언 록티와의 경쟁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국가대표 선발전 4번의 맞대결에서 3승1패로 판정승을 거뒀다.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만 록티가 4분07초06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4분07초89에 그친 펠프스를 제쳤을 뿐 나머지 자유형 200m와 개인혼영 200m, 접영 100m에서는 모두 펠프스가 웃었다.
특히 접영 100m에서는 51초14로 통과, 올 시즌 최고기록을 세웠다.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 당시 세웠던 올림픽기록(50초08)보다는 뒤지는 기록이었지만 몸 상태를 점검하기에는 충분했다.
은퇴 무대가 될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펠프스는 비더만, 대항마로 떠오른 록티 등과 함께 자존심을 건 한 판 레이스를 벌일 전망이다.
우리 시간으로 오는 28일 오후 5시 런던 아쿠아틱스센터에서 남자 개인혼영 400m를 시작으로 펠프스의 일곱 번의 '금빛 발차기'는 시작된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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