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선수 <류샹>

안방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오른 아킬레스건 부상 때문에 고개를 숙였던 중국의 육상 영웅 류샹(29)이 아쉬움을 풀기 위해 2012런던올림픽 출발선에 선다.
류샹은 트랙 종목에서 세계적인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의 유일한 아시아 선수다. 올림픽 금메달 뿐 아니라 세계신기록을 세운 경험도 있다.
높이뛰기 선수였던 류샹이 허들로 종목을 바꾼 것은 1999년이다. 류샹은 은사인 순하이핑 코치를 만나 허들과 연을 맺었다.
류샹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당시 남자 110m 허들 세계기록과 같은 12초91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육상 단거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류샹이 처음이었다.
'황색 탄환'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2006년 류샹은 12초88을 기록,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2007년 오사카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 금메달은 류샹의 차지였다.
류샹은 세계신기록 작성과 올림픽, 세계선수권 우승을 모두 휩쓰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남자 110m 허들에서 이를 달성한 선수는 류샹 뿐이다.
그러나 류샹은 2008년 커다란 아쉬움을 남겼다. 안방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에서 예선이 열리기 직전 오른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당시 류샹은 베이징올림픽 최대 패배자로 꼽히는 수모도 당했다.
이후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은 류샹은 기나긴 재활 끝에 나선 2009년 12월 동아시아대회에서 13초66이라는 쑥스러운 기록으로 우승했다.
류샹이 이제 더 이상 정상에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류샹은 2010년 5월 상하이 그랑프리대회에서 기록을 13초40으로 줄이며 희망을 보였다.
류샹은 그 해 11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13초09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며 부활을 예고했다.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설욕전을 노렸던 류샹은 다시 한 번 불운을 만났다.
류샹은 당시 110m 허들 결승에서 레이스 중반 이후 스퍼트를 올리며 선두로 치고 나갔으나 마지막 허들 2개를 남겨놓고 라이벌 다이론 로블레스(26·쿠바)와 팔 접촉이 생기면서 3위로 밀려났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비디오 판독 끝에 로블레스가 류샹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판단하고 로블레스에게 실격을 선언했다. 13초27을 기록한 류샹은 은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자존심 회복을 노렸던 류샹에게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그는 마지막 허들 2개를 앞둔 때에도 선두를 지키고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진했다.
류샹은 흔들리지 않았다. 올해 2월 2012 아비바 실내 그랑프리 대회 남자 60m 허들에서 우승하며 발동을 건 류샹은 지난 5월말 IAAF 다이아몬드리그 상하이대회에서 12초97로 결승선을 통과, 정상에 올랐다. 당시 시즌 최고기록이었다.
6월초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벌어진 IAAF 다이아몬드리그 '프리폰테인 클래식'에서 류샹은 12초87을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당시 순풍이 초속 2.4m로 불어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6월 이후 12초93을 세 차례나 기록한 아리스 메리트(27·미국)에게 올해 최고기록을 내주기는 했지만 류샹은 여전히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올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낼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해온 그다.
류샹은 지난 14일 IAAF 다이아몬드리그 아비바 런던 그랑프리 남자 110m 허들에 허리 통증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가벼운 부상이어서 올림픽을 치르는데 큰 지장은 없을 전망이다.
류샹은 지난 14일 런던에서 독일로 이동해 레버쿠젠 근교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 중이다.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자국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던 류샹이 이번 대회에서는 그를 영웅으로 부르는 중국 팬들에게 환희를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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