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심장' 박지성(31)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퀸즈파크레인저스(QPR)에 입단했다.
박지성은 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런던 밀뱅크 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토니 페르난데스(48) 구단주, 마크 휴즈(49) 감독, 아밋 바티야(33) 경영책임자와 함께 참석해 QPR 이적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박지성은 그동안 알려졌던 3년 계약이 아닌 2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연봉 등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 앞서 QPR 유니폼을 입기도 했던 박지성은 이내 흰색 셔츠로 갈아입고 마이크 앞에 앉았다.
박지성은 회견 도중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귓속말을 주고 받으며 미소를 짓는 등 공개적으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한국말을 직접 구사하며 박지성과 한국에 대한 애정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박지성의 QPR 입단을 환영한다. 오늘은 우리 클럽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이며 영광스러운 날이다"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박지성은 "힘든 결정이었지만 맨유를 떠나 새로운 계기를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QPR측으로부터 그만큼의 정성 어린 제안을 받기도 했다. 클럽의 미래를 봤을 때 도전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꼈고 만족했다"고 입단 배경을 설명했다.
마크 휴즈 감독은 "박지성은 맨유에서부터 굉장한 업적을 이룬 선수다. 매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박지성의 영입으로 팀에 활력이 넘칠 것으로 믿는다. 이번 시즌에는 부진한 성적을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런던을 연고로 삼고 있는 QPR은 1882년에 창단돼 1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가 깊은 구단이다. 런던의 로프터스 로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은 상대적으로 초라한 편이다. 풋볼리그 1부(현 프리미어리그) 시절 당시 리그 2위(1975~1976시즌)와 FA컵 2위(1981~1982시즌)를 차지한 것이 전부다. 지난 2011~2012시즌에는 16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성공해 리그 17위를 기록, 간신히 강등권에서 벗어났다.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항공사의 회장으로 있는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지난해 8월 구단을 인수한 이후 '제2의 맨체스터시티'를 연상케 하는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구단 측은 로프터스 로드 홈구장을 대체할 3만5000석 규모의 경기장 신축 계획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박지성은 지금까지 교토 퍼플상가(2000~2002년·일본)와 PSV아인트호벤(2002~2005년·네덜란드) 그리고 맨체스터유나이티드(2005~2012년·영국)에서 활약했다.
맨유에서 뛰는 7시즌 동안 205경기에서 나서 27골을 기록한 박지성은 지난 시즌부터 애슐리 영(27)과 안토니오 발렌시아(27) 등 젊은 선수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잃었다.
QPR에서 새로운 프리미어리거 생활을 잇게 된 박지성은 14일부터 있을 QPR의 동남아시아 투어부터 팀에 합류한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