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대호가 일본프로야구 진출 첫해 퍼시픽리그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타격 7관왕에 오른 2010년을 떠올리게 하는 쾌조의 페이스다.
이대호도 지난 7일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데일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왔을 때 농담으로 일본에서도 3관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3관왕보다는 7관왕을 의식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에서 이슈가 될 조짐이 보이자 이대호는 곧바로 자신의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차단하고 나섰다. 9일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이대호는 "숫자에 관한 질문을 하지 말아 달라. 마지막 10경기 정도가 되면 내 마음을 표현하겠다. 시즌은 많이 남아있다"고 목표에 대해 입을 닫았다. 타이틀을 의식하고 부담감을 갖기 보다 매 경기,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집중력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그렇다면 이대호가 입을 사리고 있는, 일본에서의 7관왕 가능성은 어떨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7관왕은 어렵다. 이대호는 8일까지 총 76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317타석 274타수 83안타(14홈런) 53타점 32득점 타율 0.303를 기록중이다. 홈런(14개) 타점(53개) 장타율(0.522)이 리그 1위다.
출루율 0.391(2위)이 1위와 단 1리 차이가 나기 때문에 조만간 4개 부문 선두도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여기에 83안타(5위) 타율 0.303(6위)도 앞으로 경기가 68경기나 남아있기 때문에 선두 도약을 노려 볼 수 있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득점이 공동 13위(32점)에 머물고 있는 것이 7관왕 달성의 걸림돌로 보인다. 그럼에도 리그 득점 1위의 기록(44득점)이 본인의 홈런 여하에 따라 자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어서 희망을 갖게 한다. 이대호가 시즌 초반 적응기를 거쳤다는 점도 후반기 상승세를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2할 초중반대까지 떨어졌던 타율이 3할로 올라설만큼 적응력이 높아졌고, 홈런도 최근 4경기에서 3개나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타격 7관왕에 올랐던 2010년 이대호는 총 127경기에 출전해 44차례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이 됐고 안타(174개)와 타율(0.364), 타점(133개), 득점(99개), 출루율(0.444), 장타율(0.667)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 타이틀을 휩쓸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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