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몸의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열량 소모도 많다. 하지만 맥이 약하고 몸이 차가운 사람은 오히려 입맛이 떨어지고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해 피로감을 호소하고 체력도 떨어지기 쉽다.
이 때문에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보양식을 즐겨 찾는다.
김달래한의원 김달래 원장은  "한의학적으로 보면 일년 중 여름은 양기가 가장 왕성한 시기"라며 "사람의 몸도 양기가 가장 왕성해져 그 활동영역이 체표로까지 넓어지지만 오히려 체내의 양기가 허해져 속이 차가워지기 쉽기 때문에 더운 날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나 설사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이 되면 소양인이나 태양인 같은 양인 체질들은 몸안에 열이 많아 답답하고 견디기가 어렵고, 체열 조절이 안돼 문제가 생긴다. 소음인이나 태음인 같은 음인들은 시원한 것만 찾다가 오히려 냉방병에 걸리기가 쉽다. 따라서 체질에 맞는 보양식을 챙겨 먹는 것도 중요하다.

■소음인, 삼계탕과 추어탕

소음인에게는 삼계탕과 추어탕이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특히 땀이 많이 나서 기운이 떨어진 경우 삼계탕이 좋다.
예전에는 인삼이 귀해 인삼 대신 황기를 넣고 삼계탕을 끓이기도 했으나 특별한 병이 없다면 인삼을 넣은 삼계탕이 더 좋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소화기능을 왕성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찬 것을 많이 먹어 배탈이 잘 나고 식욕이 떨어진 경우 좋다. 이러한 효과로 삼계탕은 장기간 병을 앓거나 무리해서 기운이 없고 입맛이 떨어져 회복이 더딜 때 식욕을 촉진해 음식 섭취를 정상적으로하게 함으로써 기력을 되찾게 해 주는 보약이 된다.
삼계탕은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며 지방질은 적고 글루타민산이 많아서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된다. 또 닭 날개 부위에 풍부한 뮤신은 성장을 촉진하고 성기능과 운동기능을 증진시키며 단백질의 흡수력을 높인다.

■소양인, 돼지나 오리고기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거나 화(火)가 많아 병이 되므로 특히 여름철이 힘들다.
그래서 성질이 서늘한 돼지고기나 오리고기, 제철 과일이 대표적인 보양식이라 할 수 있다. 돼지고기나 오리고기는 성질이 서늘해 몸에 열이 많으면서 허약한 사람의 보약으로 쓰인다. 몸이 차가운 냉증환자는 돼지고기나 오리고기를 옻추출물을 넣고 재웠다가 요리를 해서 먹으면 냉증에도 좋고, 육질의 탄력성이 증가해 쫄깃쫄깃해서 맛이 더 좋아진다.
또 여름철에 많이 먹는 참외, 오이, 수박, 호박은 모두 박과(박科)에 속한다. 이들 박과 과일은 모두 성질이 차서 몸의 열기를 없애주고, 섬유질과 칼륨이 많아 대변과 소변이 잘 나가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소양인 체질에게 좋다. 다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설사를 일으키기도 하므로 한 번에 200g 이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태양인, 문어 등 해산물

태양인은 소화흡수 기능이 약해 기름진 육류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문어나 낙지 등 해산물은 태양인의 간기능 강화를 도와주는 보간음식이므로 수시로 먹는 것이 좋고, 여름철의 열기를 식히는 데는 메밀로 만든 막국수나 냉면이 태양인의 위장 기운을 보강해준다.
메밀은 성질이 서늘해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가슴이 답답하고 변이 굳은 사람에게 좋다. 또 고기를 많이 먹으면 몸에서 후끈거리는 열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좋다. 이런 사람들이 메밀을 먹으면 기운이 난다. 또 몸에 열이 많아서 피부에 종기가 자주 나고 뾰두라지, 발배, 연주창단독, 옹저, 나력, 화상이 있을 때 치료한다. 메밀 싹에는 혈관의 저항을 강하시키는 루틴이 들어있어서 고혈압 환자에게 적합하다.
다만 너무 맵게 먹으면 그 효과가 약해지므로 단백하게 먹도록 한다. 그리고 여름철에 나오는 앵두나 포도도 태양인의 간기능을 회복시키므로 자주 먹는 것이 좋다.

■태음인, 채식 위주 식사

태음인은 신진대사에 문제가 많은 경우로 비만이 되기 쉬워 육식보다는 채식으로 몸을 맑게 해 여름철을 이겨내는 것이 좋다.
다만 심한 피로나 무기력증에는 장어나 꼬리곰탕이 여름 보양식으로 좋다. 장어는 몸에 허열이 있고 쉽게 피곤을 느끼는 사람, 어린이의 영양실조 등에 좋은 약이 되는 식품으로 단백질과 지방, 이온화된 칼슘이 많아 정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장어는 성질이 차고 기름기가 많아서 소화력이 약하거나 아랫배가 찬 사람은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몸에 좋다 하더라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고 핏속의 지질이 높아지므로 2마리 이상 먹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태음인 가운데 몸이 차고 설사를 자주 하는 냉증환자들은 소고기에 무를 듬뿍 넣고 무국을 끓여서 먹거나 불고기나 갈비찜도 여름 보양식으로 좋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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