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49) KIA 감독이 언더핸드 불펜 투수 유동훈(35)에게 일침을 가했다. "좌타자를 극복하지 못하면 마무리 투수로 나설 수 없다"고 못박았다.
선 감독은 3일 "유동훈이 올 시즌 좌타자만 만나면 쩔쩔 맨다"면서 "(좌타자를 상대로) 싱커가 떨어져야 하는데 제구가 되지 않더라. 그래서 커브만 던지는 경우가 많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 마무리를 하면서 어떻게 좌타자를 상대했는지 궁금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선 감독은 이어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서 최향남을 먼저 올린 것도 좌타자들과의 승부 때문이었다. 유동훈을 마무리로 쓰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경기 후반 좌타자들이 들어서면 최향남을 먼저 내보낼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선 감독의 말처럼 KIA는 지난 1일 경기에서 2-1로 앞선 8회말 마무리 최향남이 마운드에 올랐다. 유동훈은 9회말 등판했다. KIA가 8회말 상대한 한화 타자들이 9번 이대수부터 고동진-한상훈-장성호로 이어지는 1~3번 상위 타선이었다. 선두타자 이대수를 제외한 3명이 모두 왼손 타자였다. 올 시즌 유동훈의 왼손 타자를 상대 피안타율은 0.400에 이른다. 선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최향남을 먼저 올렸다.
유동훈은 이날 9회말 등판해 김태균-최진행-오선진으로 이어지는 우타자들을 상대했다. 김태균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유동훈은 최진행을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오선진 대신 대타로 나선 왼손 타자 양성우에게 안타를 내줬다. 역시 좌타자인 김경언을 2루수 앞 땅볼로 돌려세우며 겨우 승리를 지켜냈지만 좌타자와의 승부에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선 감독은 "유동훈이 좌타자를 상대도 하기 전에 스스로 무너진다. 계속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니까 위축되는 것 같다. (유동훈이) 마운드에서 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에 다 보인다"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마무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최향남을 칭찬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우리 팀의 마무리는 최향남"이라며 "테스트를 받으러 온 것이 고맙다. 최향남이 없었다면 어떻게 불펜진을 꾸렸을지 싶다"고 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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