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주목할 선수 <오진혁>

한국양궁대표팀의 '맏형' 오진혁(31·현대제철)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남자양궁 개인전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양궁 강국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이 수확한 68개의 금메달 중 양궁에서만 16개(은 9개·동 5개)가 나왔다.
그러나 독보적인 세계 최고의 자리를 굳힌 여자양궁과 달리 남자양궁은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만큼 정상권 국가들간의 실력차가 크지 않아 경기 당일의 컨디션과 운이 메달의 색을 가리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국가대표선발전과 월드컵 1,2차대회를 거쳐 선발된 남자대표팀은 오진혁을 비롯해 임동현(26·청주시청), 김법민(21·배재대)으로 구성돼 금빛 사냥에 나선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아직까지 역대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단체전에서 3회 연속(2000년 시드니올림픽·2004년 아테네올림픽·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런던올림픽에서 남녀 전종목 석권을 위해서는 개인전 금메달 획득이 절실하다.
한국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맏형' 오진혁에게 개인전 첫 금메달 획득의 기대를 걸고 있다.
오진혁의 양궁 세계랭킹은 6위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동현(2위)과 김우진(3위) 다음으로 높다.
오진혁이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선 세계랭킹 1위 브래드 앨리슨(24·미국)을 뛰어넘어야 한다. 앨리슨은 2011년 프레올림픽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다.
변수도 있다. 2010년 4월 도입된 세트제가 런던올림픽에서 적용되기 때문이다.
세트제는 한 세트에 3발씩 쏴 승패를 가리는 방식으로 5세트까지 치를 수 있다. 세트를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을 받고 세트포인트가 높은 쪽이 승리한다. 3세트까지 6-0으로 앞서면 남은 세트를 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대로 끝난다.
점수를 모두 더해 단순히 총점으로 겨루던 종전 방식보다 극적인 역전과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1발의 중요성도 더해졌다.
때문에 풍부한 경험과 위기 관리능력이 좋은 오진혁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장영술 양궁 남자대표팀 감독은 "세트제는 27점을 쏘고 이길 수도, 29점을 쏘고 질 수도 있는 상대성이 크게 작용하는 방식이다"며 "얼마나 평정심을 갖고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매 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오진혁은 떡잎부터 달랐다. 1993년 제22회전국소년체육대회 남자초등학교 단체 3위에 오르며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알렸다.
특히 1998년 제32회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에서는 남고단체·남고개인·남고거리(30m·70m) 1위를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다.
오진혁의 성장세는 가파랐다. 종별선수권대회 이후 약 3개월 뒤 열렸던 1998년 제5회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남자개인전과 단체전을 제패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된 1999년에는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이때부터 슬럼프가 찾아왔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대표팀에서 탈락했고, 2000년 종별선수권대회에서는 꼴찌를 했다.
하지만 오진혁은 주저앉지 않았다. 더욱 훈련에 매진하며 다시 한 번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 수 있기를 기원했다.
꿈은 이뤄졌다. 2007년 국가대표팀에 다시 선발됐고, 제15회 아시아양궁선수권대회에서는 남자단체 3위의 성적을 거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대표팀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2009년 45회 울산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2개의 개인전 세계기록을 작성했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아쉬움을 달랬다.
2011년 7월 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남자단체 1위·개인 2위를 거두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오진혁은 2011년 FITA 제1차월드컵대회 혼성단체 1위, FITA 제2차월드컵대회 남자개인 2위를 거두며 국가대표팀 선발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다.
결국 국제무대보다 어렵다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에 승선한 오진혁은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항상 그래 왔듯이 전 종목 석권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 내가 아니더라도 우리팀 누군가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축하하고 박수를 쳐줄 생각이다"며 한국의 개인전 첫 금메달 수확을 희망했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