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은 19세기 초반 인도 봄베이 지방에서 성행한 민속 경기인 푸나를 영국 장교들이 본국에서 즐기면서 보급되기 시작했다. 배드민턴이라는 이름은 영국의 지명에서 따왔다.
배드민턴은 엄격한 신사의 스포츠다. 귀족들만이 즐길 수 있던 초창기에는 셔츠에 저고리, 모자를 착용해야만 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1893년 영국배드민턴협회 창립과 동시에 경기를 위한 규칙이 제정된 배드민턴은 20세기 초반 유럽 및 세계로 확산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국에 보급된 것은 해방 후다. 1957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창립과 1962년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로 등록되면서 눈에 띄는 발전을 거듭했다. 1980년대부터 국제무대에서 족적을 남기기 시작한 한국 배드민턴은 박주봉, 김문수, 방수현, 라경민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했다.
한국은 이번 런던올림픽에 총 5개 종목(남녀 단식 및 복식, 혼합복식)에 12명의 선수를 출전시킨다.

▲경기

런던올림픽 배드민턴은 7월28일(한국시간) 웸블리 아레나에서 막을 올려 9일 간 열전을 치른다.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인 남자복식 정재성-이용대(세계랭킹 1위) 조를 비롯해 유연성(26·수원시청)-고성현(25·김천시청·랭킹 4위) 조, 여자복식 김민정(26·전북은행)-하정은(25·대교눈높이·랭킹 3위) 조, 정경은(22·KGC인삼공사)-김하나(23·삼성전기·랭킹 6위) 조가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남자단식 이현일(32·요넥스·10위), 손완호(24·김천시청·랭킹 15위)와 여자단식의 성지현(21·한체대·랭킹 8위)과 배연주(22·KGC인삼공사·랭킹 13위) 역시 조용한 이변을 준비 중이다.
배드민턴은 3세트 중 2세트를 먼저 따내는 팀이 승리를 가져간다. 세트당 21점으로 단식과 복식이 똑같다. 나란히 20점을 기록할 경우 2점차가 될 때까지 경기를 하며 랠리가 이어질 경우 30점 고지에 선착하는 선수(팀)에게 세트가 주어진다.

▲효자종목 맥 잇는다

배드민턴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19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남자복식 박주봉-김문수 조와 여자복식 황혜영-정소영 조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방수현을 배출한 1996애틀랜타올림픽 역시 금메달 2개로 종합 순위를 끌어올리는데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맥이 끊겼지만 2004 아테네올림픽과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영광 재연에 성공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금 6개, 은 7개, 동 4개 등 총 17개다.
올해 역시 거는 기대가 크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금메달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는 남자복식의 정재성-이용대 조.
두 선수는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1회전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당시 요넥스코리아오픈, 전영오픈, 스위스오픈, 아시아선수권 등을 석권하며 기분 좋게 베이징으로 향했던 두 선수는 첫 경기에서 어이없는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이번 대회는 예선전이 풀리그 방식으로 변경돼 정재성-이용대 조에게는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강력한 경쟁 상대는 세계랭킹 2위인 중국의 차이윈-푸하이펑 조가 가장 껄끄럽다. 이들은 3년 연속 세계선수권 정상을 차지할 정도로 자타공인 최강의 복식조다.
올해 1월 한국에서 열린 빅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대회에서도 정재성-이용대 조에 패배를 안겼다. 정재성-이용대 조가 최근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 정상의 자리는 항상 이들의 몫이었다.
런던올림픽은 정재성-이용대 조로 치르는 마지막 대회다. 정재성은 올림픽이 끝나면 태극마크를 반납할 계획이다. 뒤가 없는 만큼 각오가 대단하다.
이용대는 "베이징 때 남자복식의 기대가 컸는데 1회전에서 탈락해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그것을 거울삼아 왜 안됐는지 분석해 왔고 그동안 잘 해왔다"며 "올림픽 이전 성적들도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면 꼭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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