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43)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박주영(27·아스날), 김창수(27·부산), 정성룡(27·수원)이었다.
홍 감독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명 활용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로 박주영, 김창수, 정성룡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올림픽 남자축구는 23세 이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지만 국가별로 23세를 넘는 선수 3명을 와일드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고심 끝에 공격수, 수비수 그리고 골키퍼를 택했다.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의 선발은 예상됐다. 고의적인 병역연기 논란 속에 잠적했던 박주영이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홍 감독의 제안에 따라 해명 기자회견을 열면서부터다.
일본에서 몸만들기에 한창인 박주영을 체크한 홍 감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많은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지만 18명 중 하나일 뿐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경기에 내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A대표팀에서 최전방 원톱을 소화하는 대표 스트라이커다.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렸던 올림픽대표팀으로선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
단, 병역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던 점이 부담이다. 홍 감독은 "경험적인 측면에서 팀 내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면서도 "이 팀에서 뭔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골키퍼 정성룡 역시 A대표팀의 주전 수문장이다. 강호와의 경기, 큰 경기일수록 수비의 중요성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경험 있는 베테랑을 원했다.
홍 감독은 "올림픽 최종예선이 끝나고 나서 골키퍼 포지션에는 정말 경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정성룡의 백업은 최종예선에서 5경기를 소화한 이범영(부산)이 지킨다.
가장 눈길을 끈 와일드카드는 수비수 김창수다. 당초 A대표팀의 붙박이 중앙수비수 이정수(알 사드)가 유력했지만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김창수는 A매치 경험이 2경기로 경험이 풍부하진 않지만 K리그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로 눈도장을 찍었다.
홍 감독은 "이정수가 합류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해 안을 준비했고 곧장 김창수를 선택했다. 가운데와 양 사이드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와일드카드 선발은 자연스레 누군가의 탈락으로 연결된다. 그동안 올림픽 최종예선을 비롯해 홍명보호에서 적잖게 공헌한 이들이다. 더욱이 와일드카드가 전력에 무조건 도움이 된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앞선 올림픽에서의 성적이 이를 증명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경기력·컨디션적인 측면보다 더 중요한 건 경험이라고 많이 생각했다. (경험 부재로)항상 국제대회 첫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경험을 무시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며 "올림픽이라는 세계무대 도전에 경험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와일드카드 선발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인 K리그 수원삼성, 부산아이파크와 윤성효 수원 감독, 안익수 부산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와일드카드 김창수를 비롯해 박종우, 이범영까지 보내준 부산에 대해선 "3명의 선수를 내준 구단과 안익수 감독님께 고맙게 생각한다. 어느 한 팀이 불이익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았는데 구단에서 배려를 해줘 선발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K리그는 올림픽 기간 중에도 열린다.
홍명보호가 조커로 꺼내든 박주영, 정성룡, 김창수 카드가 한국 축구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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