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경태가 24일 광주 SK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며 선동열 감독의 오랜 기대에 보답했다. 이날 박경태는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8회 선발 앤서니의 뒤를 이어 등판해 2.0이닝 동안 26개의 공을 던져 2안타 2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9회말 역전극 덕분에 시즌 첫 승리투수의 감격까지 누렸다. 직구를 주로 던지며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간간이 섞었는데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였다.
2008년 KIA에 입단한 박경태가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해 7월 20일 대전 한화전 이후 1년 11개월여 만이었다. 통산 3승.
사실 박경태는 지난해 선 감독 부임 때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은 팀 내 유일의 '왼손 선발감'이었다. 그는 전지훈련 기간 열린 평가전에서 안정된 구위를 선보이며 양현종과 라미레즈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박경태가 시즌 초 부진할 때도 선 감독은 "구위는 괜찮다. 조금 더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지난 4월 24일 광주 한화전에서 0.1이닝 동안 4안타 5실점한 뒤 다음날 2군행을 통보받았다. 1군에 다시 복귀한 것은 지난 14일이었다.
경기후 박경태는 "시즌 초반 선발의 한 축으로 팀의 기대를 받다가 이에 부응하지 못해 모두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오늘 공 하나 하나에 절실함을 담아 진지하게 던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 초반 부진에 대해 "힘으로 승부해도 되는데 변화구를 던지다 안 좋아졌다. 자꾸 피하는 피칭을 하게 됐다"며 "2군에서 직구 위주로 던진 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시즌 첫승(2패)을 거두며 사기가 오른 박경태의 가세로 KIA 마운드는 한층 힘을 얻게 됐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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