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33·넥센 히어로즈)이 마침내 국내 무대에서 첫 승을 거뒀다.
김병현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5번의 선발 등판 만에 시즌 첫 승(2패)을 따냈다.
김병현은 이날 2007년 9월 28일 당시 메이저리그(MLB) 플로리다 마린스 소속으로 거뒀던 마지막 승리 이후 1727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맛봤다.
이날 95개의 공을 던진 김병현은 직구(61개)와 슬라이더(23개)를 주무기로 두산 타선과 맞붙었다. 최고구속은 평소보다 다소 낮은 142㎞까지 나왔으며 탈삼진은 2개 기록했다. 하지만 볼넷 3개, 몸에 맞는 볼 2개를 내주는 아쉬운 모습도 보였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김병현은 1회말 세 타자를 모두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위기는 2회에 찾아왔다. 선두타자 김동주의 2루 땅볼을 2루수 서건창이 악송구하면서 무사 2루의 위기를 맞았다. 김병현은 계속된 1사 3루에서 고영민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내줬다.
김병현은 4회에도 고영민과 허경민에게 각각 몸에 맞는 볼과 볼넷을 허용해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정수빈을 내야 땅볼로 잡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6회는 오재일의 호수비가 김병현을 살렸다. 김병현은 6회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중견수 방면 2루타 맞아 흔들렸지만 1루수 오재일이 후속타자 고영민과 양의지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며 김병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김병현은 2사 1,3루에서 나온 정수빈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후 승리투수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후 중간계투진의 1실점 호투에 힘입어 감격스런 첫 승을 따냈다.
김병현은 "마운드에 오르기 전 정민태 코치님에게 '무리하게 빠르게 가지 말자'라는 조언을 들었다"며 "코치님 말대로 힘을 좀 빼고 던지니 구속은 떨어졌지만 볼끝이 더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등판인 14일 목동 KIA전에서 5이닝 7피안타 5실점을 내준 것을 떠올리며 "지난 번 망친 것을 만회하고 싶어서 빨리 던지고 싶었다"며 "감독님이 '오늘 우리가 지면 6위로 떨어진다'고 겁을 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시진(54) 감독은 "어제의 역전패와 김병현의 첫 승을 위해 우리 팀 모두가 열심히 노력했다"며 "오늘 승리로 김병현의 더 좋은 피칭을 기대한다"고 승리를 축하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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