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최향남(41)이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향남은 2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등판해 1⅓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최향남이 던진 직구 최고 구속은 138km/h에 불과했다. 하지만 4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2개를 잡아낼 만큼 위력있는 구위를 뽐냈다.
10회 마운드에 오른 최향남은 선두타자 배영섭을 5구째만에 1루수 뜬공으로 잡아낸 데 이어 박한이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최형우를 2구째 1루수 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11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최향남은 이승엽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총 투구수는 13개에 불과할 만큼 깔끔한 피칭이었다. 특히 배영섭을 제외하고 모든 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집어 넣어 볼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갔다. 이는 최향남의 공격적인 성향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최향남은 지난 17일 1군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세 차례 등판 모두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실 최향남의 1군 등록은 예상 밖에 일이었다. 지난 5월 입단 테스트를 받았을 당시만 해도 KIA 코치진은 빨라야 전반기 막판이 돼야 1군 진입이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최향남 스스로 몸을 빠르게 만들었고, 여기에 팀의 어려운 불펜 사정이 맞아 떨어져 등판 기회를 잡았다.
일단 현재까지는 합격점을 받고 있다. 실제 선동열 KIA 감독은 최향남을 필승조로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시즌 KIA 필승조로 활약했던 신인 박지훈이 최근 지친 기색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서 두 경기와 달리 20일 경기에는 승패가 달린 중요한 순간에 최향남을 마운드에 올렸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직구 위주로 승부하는 최향남의 투구 패턴이 선동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선동열 감독은 “(최향남) 스스로 직구가 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현재 류택현과 함께 최고령 투수인 최향남이 마운드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KIA 불펜에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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