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포수 한성구(24). 프로야구 팬은 물론 KIA팬에게도 생소한 이름이다.
한성구는 14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팀의 9-6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고와 홍익대를 거친 한성구는 2011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100㎏이 훌쩍 넘는 몸무게가 걸림돌이었다. 그렇다고 대학교 때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몸집이 크고 실력이 그저그런 선수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야구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임한 KIA 입단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은 그는 혹독한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운동에 매진한 그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정식 계약을 맺고 스프링 캠프까지 참가했다.
1차 목표를 이룬 뒤에도 긴장의 끈은 늦추지 않았다.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한성구는 스프링 캠프에서 남들보다 많은 운동량을 소화했다. 홀로 새벽 훈련을 하다가 선 감독을 만난 것도 여러 차례나 됐다. 1년여 간의 노력으로 몸무게가 25㎏이나 줄어든 한성구는 덩치만 큰 거구에서 날렵하고 단단한 선수로 재탄생했다.
2군에서 감각을 익힌 그는 지난 2일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았고 첫 선발 출전한 이날 마침내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7번 지명타자로 나선 한성구는 1-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3회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메이저리그 우승 반지를 2개나 가지고 있는 'BK' 김병현.
한성구는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흘려보낸 한성구는 2구째를 밀어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연결 시켰다. 1루 주자 안치홍까지 홈을 밟으면서 단숨에 3타점을 쓸어 담았다.
한성구의 활약 속에 초반 점수를 벌어 놓은 KIA는 넥센의 추격을 9-6으로 따돌렸다. 한성구는 3안타 3타점 경기로 선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타율은 무려 6할(15타수 9안타)까지 끌어올렸다.
한성구는 "어제 경기가 끝나고 스타팅으로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너무 긴장해서 잠을 설쳤다. 내 스스로도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행운을 얻었다"고 첫 선발 출전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력분석팀에서 조언을 많이 해줘 편하게 타석에 들어섰다. 코칭스태프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고 결정적인 타구를 날려 마음을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인만큼 고마워할 사람도 많았다.
그는 "부모님이 서울에 계셔서 자주 찾아 뵙지 못했는데 TV로 보시고 기뻐하실 것 같다"며 "박철우 2군 총괄코치와 홍세완 타격코치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 기쁘다"고 전했다.
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투지가 타선의 힘을 불어넣었고 찬스에서 집중력이 발휘됐다"고 칭찬했다. 

사진설명 : 지난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7회초 1사 1, 2루 상황 KIA 한성구가 우전 1루타를 날리고 김평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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