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33·넥센)도 박찬호(39·한화)처럼 긴 휴식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넥센 김병현(33)이 14일 목동 KIA전에 선발로 나선다. 지난 1일 사직 롯데전 이후 13일 만의 등판이다. 정민태(42) 넥센 투수코치는 지난 12일 "김병현이 지난 10일 불펜 피칭 85개를 소화했고 훈련을 마친 뒤 컨디션도 좋았다"며 "14일 선발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병현은 이날 가벼운 캐치볼과 러닝을 하며 이틀 뒤 등판을 준비했다.
김병현은 올 시즌 4경기에 나서 15⅓이닝 동안 15피안타 11실점(9자책) 평균자책점 5.28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8일 목동 LG전을 제외한 세 경기에서는 모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첫 선발 등판인 5월18일 목동 삼성전에서 4⅔이닝 6피안타 3실점했고, 5월25일 목동 한화전에서는 6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1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제구가 흔들리며 첫 패전을 떠안았다. 3⅔이닝 동안 4개의 안타를 내줬고 7개의 볼넷과 몸에 맞는 공 1개로 6실점(4자책)했다. 김병현은 경기를 마친 뒤 "팔꿈치 근육이 뭉쳐 평소보다 더 힘을 줘서 던졌는데 밸런스가 안 좋았다"고 부진의 원인을 밝혔다.
대부분의 선발 투수들보다 휴식이 하루나 이틀 더 긴 '엿새 쉬고 등판' 간격을 지켜오던 김병현은 당초 등판 예정이었던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이 비로 연기돼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김시진(54) 넥센 감독은 김병현을 다음날 등판시키지 않고 아예 한 차례의 로테이션을 건너뛰도록 해 12일간의 휴식을 줬다. 정민태 코치는 "(김병현에게) 휴식이 확실하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쉬는 동안 뭉친 팔꿈치 근육이 평소보다 빨리 풀리더라"며 "컨디션이 좋아 10일 불펜 피칭도 계획보다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병현과 함께 국내로 복귀한 한화 박찬호(39)는 '11일 쉬고' 등판한 지난 10일 대전 넥센전에서 5⅓이닝 4피안타 1실점하며 시즌 3승째를 따냈다. 박찬호는 '11일 휴식'을 하기 전인 지난달 29일 대전 삼성전에서 3⅔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국내 복귀 후 최악의 피칭을 하며 무너졌으나 휴식 뒤에는 완벽하게 구위를 회복했다. 박찬호보다 하루 더 많은 '12일 휴식'을 하고 마운드에 오르는 김병현에게도 '휴식이 보약'이 될 수 있을까.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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