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발탁 위해 병역논란 해소됐으면 한다." 홍명보(43)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박주영(27·아스날)의 병역연기 논란 해명 기자회견에 참석해 제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홍 감독은 1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박주영과 함께 자리해 "박주영이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이기에 옆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할 수 있는 용기를 줬다. 축구 선배이자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서 제가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갖고 있는 철학에 대해 언급한 홍 감독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팀을 위한 감독과 선수를 위한 감독이 되는 것을 꼽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 감독의 제자를 향한 애정이 듬뿍 묻어 있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이유에 대해 그는 "(박)주영이가 군대를 안 간다고 하면 내가 대신 간다고 말씀드리러 나왔다"며 긴장한 박주영의 마음과 엄숙한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풀기 위해 애를 썼다.
홍 감독은 지난 7일 시리아와의 평가전이 끝난 후 박주영과 연락해 그가 겪고 있는 병역연기 논란에 대해 입장을 듣고 와일드카드 등과 관련된 사안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홍 감독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박주영이 예비명단 35명 안에 포함된 것도 사실이다"며 "박주영의 마음이 어떤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우리가 (와일드카드를)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점점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어 "박주영의 병역연기 논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제가 나중에 (박주영 발탁여부를 놓고)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鑽꼭?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획득을 노리기 위해선 올림픽대표팀이 와일드카드 3장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다.
홍 감독은 "우리팀에 얼마나 필요한 선수인지, 경기장 안팎에서 얼마나 필요한 선수인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며 "박주영의 몸상태나 전체적인 것을 봐서는 지금부터는 훈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코칭스태프가 수시로 체크해야 할 상황이다. 와일드카드 3장을 다쓸지 안쓸지도 아직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와일드카드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많은 비중을 두고 있지 않다. 15~16명의 선수가 모두 중요한 것이다"며 "와일드카드 한 명이 들어와서 팀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 와일드카드 발탁으로 실패했거나 좋지 않은 결과도 있었다"고 팀워크를 강조했다.
이어 "와일드카드가 누가 들어오든지 간에 이른 시간 동안 팀에 녹아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주영과 만나 어떤 대화를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박주영에게 병역 논란을 기본적으로 해소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것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뽑으면 팀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해 솔직히 말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프로축구 AS모나코에서 약 3년간 활약했던 박주영은 지난해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날로의 이적을 앞두고 모나코 왕실로부터 10년짜리 장기체류자격을 얻었다. 37세가 되는 2022년까지 병역연기가 가능해진 것.
하지만 박주영의 장기체류자격 획득 소식이 전해지자 여론은 '합법적으로 병역을 연기한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쪽과 '병역회피를 위한 고도의 꼼수'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논란에 휩싸인 박주영은 시즌 종료 후 귀국했지만 연락을 끊고 있다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병역연기 논란의 배경을 설명하고 입장을 밝혔다.
박주영은 "저의 병역연기와 관련해 많은 논란이 있던 것 잘 알고 있다. 저를 사랑해주시는 국민들께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숙여 사과한 뒤 "현역으로 병역의무를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선언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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