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자랑하는 울산현대 '철퇴축구'의 3인방 이근호(27), 김신욱(24), 곽태휘(31)가 카타르의 모래바람을 잠재웠다.
이들 3인방은 9일 오전 1시1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4골을 합작하면서 최강희호의 4-1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김호곤 감독 아래에서 한솥밥을 먹는 이들은 소속팀에서처럼 태극마크를 달고도 팀의 중심으로 활약하며 향후 최종예선에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셋은 올 시즌 K리그에서 8골을 합작한 울산 전력의 핵심이다. 이근호가 5골(13경기), 김신욱이 2골(13경기), 곽태휘가 1골(13경기)을 넣었다.
이근호와 김신욱은 K리그를 대표하는 '빅앤스몰' 조합이고 곽태휘는 주장으로 울산 철퇴축구의 중심이다. 울산이 리그 5위에 올라 있는 것도 이들의 활약 덕이다. 울산은 K리그에서 유일하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해 있다.
동점골과 4번째 골을 터뜨린 이근호는 새로운 '중동 킬러'의 탄생을 알렸다. 2골을 더한 이근호는 A매치 42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하게 됐는데 이중 무려 10골이 중동국가를 상대로 뽑아낸 골이다.
0-1로 뒤지던 전반 26분 왼쪽 측면에서 김보경이 칩킥으로 올린 느린 크로스를 머리로 집어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평소와 다른 느린 크로스로 타이밍을 맞히기 쉽지 않았지만 이근호는 정확한 타이밍으로 높이 뛰어 그림같은 헤딩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35분에 터뜨린 팀의 4번째이자 자신의 2번째 골도 쉽지 않았다. 크로스가 바운드 후에 올라오는 과정에서 정?? 타이밍으로 헤딩슛을 연결해 쐐기를 박았다.
1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후반 9분에 교체로 들어와 A매치 8경기 만에 데뷔골(1골)을 터뜨렸고 '보이지 않는 도움' 2개를 기록했다.
지역방어를 수비전술로 들고 나온 카타르를 상대로 안정된 포스트플레이로 동료들을 도왔다. 특히 카타르 수비진의 시선을 이끌어 곽태휘, 이근호가 편안하게 헤딩골을 넣을 수 있게 일조했다.
곽태휘는 안일한 대처로 유세프 아메드 알리에게 전반 22분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지옥을 맛봤지만 후반 19분에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려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지옥과 천당을 모두 맛본 셈이다.
물론 동료들과의 호흡과 조직력이 완전히 가다듬어지지 않아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이 많았지만 브라질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1차전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점은 칭찬이 아깝지 않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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