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렸던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의 런던행이 결국 좌절됐다. 4년 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기약하게 됐다.
박기원(61)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일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세계예선 6차전에서 호주를 맞아 1-3(22-25 17-25 25-23 20-25)으로 졌다.
2승4패(승점 6)에 그친 한국은 10일 마지막 경기인 푸에르토리코전 결과와 상관없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8개국이 참가한 이번 올림픽 예선전에서는 전체 1위와 아시아국가 중 1위가 본선행 티켓의 주인공이 된다. 이날까지 6전 전승을 기록한 세르비아가 1위를 확정하며 티켓 한 장을 가져갔고 남은 한 장의 주인공은 10일 결정된다.
한국은 1세트부터 리시브가 흔들려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최장신(212㎝)인 에드거 토마스를 비롯해 팀 평균 신장 2m의 호주는 높이로 한국을 압박했다.
박철우의 공격이 잇따라 블로킹에 막혀 0-4까지 끌려갔다. 박철우가 빠지고 김요한이 들어간 뒤 포지션폴트 범실까지 나오며 5-10으로 밀렸다. 초반의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22-25로 1세트를 마감했다.
2세트 들어서도 대표팀은 계속 끌려갔다. 칭엘 에이던에게 연속 서브득점을 허용해 3-7로 초반을 시작했다. 토마스의 백어택을 최홍석이 단독 블로킹해 12-16으로 점수차를 좁혔지만 또 포지션폴트 범실이 나와 15-21로 다시 벌어졌다. 결국 2세트 역시 17-25로 호주가 가져갔다.
위기에 몰린 대표팀은 3세트 초반 반격을 시작했다. 김요한의 강력한 서브에이스로 4-2로 앞서갔다. 토마스에게 연속 서브득점을 허용해 6-8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최홍석이 해결사로 나서 13-1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전광인의 연속 득점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최홍석과 함께 두 막내 레프트 쌍포가 활약했다. 막판 김요한의 서브범실에 백어택 실패까지 겹쳐 24-23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에이던의 서브범실로 3세트는 25-23으로 한국이 가져왔다.
4세트 초반 석연찮은 심판 판정은 대표팀의 상승세를 꺾었다. 또 지적된 포지션폴트 범실에 항의하자 옐로카드까지 주어져 3-4로 끌려갔다.
한 경기에서 세 번의 포지션폴트 지적은 매우 드문 일이다. 윤봉우 서브에 이은 최홍석의 다이렉트킬로 12-12 동점이 됐지만 후반 들어 호주의 강한 서브에 대표팀은 맥을 추지 못했다.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는 가운데 공격까지 번번이 막혀 20-25로 4세트를 마감했다. 최홍석이 양팀 통틀어 최다인 21득점을 하며 분전했지만 호주의 강한 서브(서브득점 8개·한국 3개)와 블로킹(16개·한국 12개)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오늘은 서브리시브가 제로였다.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졌다"고 이날 경기를 평가했다.
그는 "12년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10일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11일 오후 귀국한다.
한편 앞선 경기에서 세르비아는 이란을 3-0(30-28 30-28 25-22)으로, 중국은 베네수엘라를 3-1(25-18 28-26 19-25 25-21)로 각각 꺾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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