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금의환향(錦衣還鄕)이었다.
김형실(61)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28일 오후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를 통해 입국했다.
입국 1시간 전부터 임태희(56) 대한배구협회 회장을 비롯해 박종길(66) 태릉선수촌장, 박상설(59) 한국배구연맹 사무총장 등 배구 관계자들은 선수단을 맞이할 환영행사 준비에 들떠 있었다.
당초 2시35분으로 예정됐던 시간을 1시간여 지나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내자 공항 한 켠에서는 이들을 반기는 응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축구장에서나 볼 법한 응원가는 공항을 가득 메웠다.
한유미를 시작으로 대표팀 12명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8년 만에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짓고 돌아온 선수단의 얼굴에는 자연스레 웃음 꽃이 가득 피었다.
협회는 간단한 환영행사와 함께 힘들었을 대표팀 선수단에 꽃다발을 안겼다.
임태희 회장은 "1945년 광복 후 60여년 만에 처음 맞는 기쁨인 것 같다. 우리 여자대표팀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 예선을 통해 혼신의 힘을 다하면 어떤 불가능도 거뜬히 해낼 수 있음을 증명해줬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8년 만의 올림픽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끌어 낸 김형실 감독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모든 공을 선수에게 돌렸다.
그는 이어 "노심초사 많은 준비를 했고 일치 단결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올림픽에 대한 목마른 집념이 좋은 결과를 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메달 획득을 재현하겠다는 각오가 선수들 사이에 충만해 있다"고 말했다.
한일전 22연패의 사슬을 끊은 것에 대해서는 "한일전은 기술적인면 이전에 언제나 심리전이다. 일본에 가기전에 현충사도 다녀왔다. 일본에 강했던 이순신 장군의 기를 받기 위해 선택한 것이었는데 일본전 22연패 사슬을 끊는 데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세계 예선전에서 7경기를 치르면서 우리 팀에 대한 장단점을 발견했다. 스피드와 파워있는 배구, 한국만의 색깔이 있는 배구를 하기 위해서는 서브리시브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것만 보완되면 앞으로 있을 그랑프리대회에서 어느 강팀하고 상대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김사니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를 이뤄 기쁘다. 선수들 모두가 똘똘 뭉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런던올림픽이 인생에 있어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본선에 가서도 메달 색깔에 연연하지 않고 단지 메달을 따는 것에 전념하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이번 예선전에서 득점, 공격 성공률, 리시브 등 공수 모든 면에서 1위를 기록하며 한국을 본선으로 이끈 김연경은 "정말 기쁘고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나 모두 이루고 싶었던 꿈이었기 때문에 감회가 새롭다"며 "팬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보답을 한 것 같아서 그것도 좋게 생각하고 (본선 진출 티켓을)따고 들어와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일본전은 항상 일본의 홈에서 진 경기가 많았다. 실력 차이보다 분위기에서 많이 진 것 같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덤비지 말고 차분하게 우리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경기를 하자고 해서 우리 쪽으로 차분하게 분위기를 끌고 온 것이 좋았던 것 같다"고 승인을 설명했다.
또 "일본을 이기면서 강팀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본선 조편성을 아침에 확인했는데 죽음의 조에 속한 것 같지만 이번에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표팀은 다음달 1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런던올림픽 본선을 대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한편 국제배구연맹은 이날 2012 런던올림픽 조편성을 공식 발표했다. 세계랭킹 13위 한국은 미국(1위), 브라질(2위), 중국(5위), 세르비아(6위), 터키(11위)와 함께 B조에 속했다.
반면 일본(3위)은 개최국 영국을 비롯, 이탈리아(4위), 러시아(7위), 도미니카(9위), 알제리(16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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