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FC서울을 이끌었던 세뇰 귀네슈(60·트라브존스포르) 감독이 친정팀인 서울을 찾았다. 2년 6개월 만에 의미있는 쓴소리를 했다.
귀네슈 감독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4라운드 경기를 직접 지켜봤다.
2007년부터 3시즌 동안 서울 사령탑을 지낸 그는 이날 경기가 오는 31일로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어서 이를 축하하기 위해 방한했다.
최용수(39)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옛 사령탑 귀네슈 감독 앞에서 벌인 경기에서 인천을 3-1로 제압하며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가 끝난 뒤 최용수 감독이 있는 인터뷰실을 찾은 귀네슈 감독은 먼저 "일단 이 자리에서는 워낙 잘 하고 있는 최 감독이 있어서 경기에 대해 뭐라고 예기를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그냥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기쁘다. 오랜만에 옛날 제자들였던 코칭스태프들과 관중 여러분을 만나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연스레 분위기는 프리미어리그와 스코틀랜드 리그를 누비고 있는 옛 제자인 박주영(27·아스날), 이청용(24·볼턴), 기성용(23·셀틱)에게 쏠렸다. 이들의 활약을 평가해 달라는 말에 귀네슈 감독은 흔쾌히 입을 열었다.
귀네슈 감독은 "축구선수는 (경기장에서)뛰어야 축구선수다. 돈보다는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한다"는 지론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 "잘 하는 선수가 경기를 못 뛰면 자기의 기량도 떨어진다. 박주영이든, 이청용이든, 기성용이든 최선을 다해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밑에서 올라오는 선수들도 보고 힘을 얻을 것이다"며 선배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귀네슈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은 마지막에 있었다.
그는 "박주영은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다. 박주영이 아스날에 간 것은 성공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경기를 제대로 못 뛴 부분은 실패했다"며 옛 제자의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최용수 감독은 옛 스승이던 귀네슈 감독이 경기 관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생님 앞에서 시험 보는 수험생이 된 기분"이라고 긴장된 마음을 표현했다.
이에 귀네슈 감독은 "우선 팀이 이겼다는 부분에 축하를 드린다. 그러나 감독들은 항상 더 좋은 것을 보고 싶어한다. 전반전은 좋았고 후반전은 템포가 낮았다. 서울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최 감독도 성공적인 일을 해나가고 있다"며 격려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서울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옛날부터 말해왔듯 서울이 훨씬 더 좋은 축구, 훨씬 더 좋은 팀, 더 빠른 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운 점도 에둘러 표현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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