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 KIA 타이거즈는 전문가들로부터 공격력 전 부문에 걸쳐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시즌 초반 KIA는 공격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결정적 원인은 중심 타자들의 부재였다.
이범호가 왼허벅지, 김상현이 왼손바닥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쳐줄 거포들의 공백은 곧 득점 감소로 이어졌다. 올 시즌 34경기를 치른 KIA는 경기 당 4.03점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팀 타율(0.248), 홈런(12개), 장타율(0.342)도 최하위다. 해결사가 빠지자 팀 전체가 흔들렸다. 그래서 중심축은 중요한 법이다. KIA로서는 이범호의 복귀가 절실했다. 그리고 그가 돌아오자 KIA가 달라졌다.
지난 17일부터 1군 경기에 출전한 이범호는 6경기에서 팀이 자신에게 바라는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타율 0.381, 2홈런, 6타점. 무엇보다 필요할 때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해결사 면모를 톡톡히 과시하고 있다. 이범호의 득점권 타율은 0.400, 장타율은 0.667를 기록 중이다.
든든한 중심 타자 한 명을 되찾은 선동열 감독은 이제 최상의 타선을 짜기 위한 고심에 빠졌다. KIA는 최근 매 경기 3번부터 7번 타순까지에 변화를 주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이범호는 4번 타자로 4번, 5번 타자로 2번 나섰다. 최희섭은 4번 타자로 2번, 5번 타자로 1번, 6번 타자로 3번 나왔으며 안치홍은 3번과 5번 타자로 두 차례씩 나섰다. 선동열 감독이 이들의 자리를 수시로 바꾸는 것은, 각 타자들의 장점을 고려해 어떤 배치를 했을 때 가장 강력한 시너지가 발휘되는지를 실험하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이범호의 가세가 가져온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이범호의 복귀로 KIA 타선은 한층 더 강해졌다. 결정적인 순간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이범호가 클린업트리오에 위치함에 따라 최희섭에게 집중됐던 상대팀의 견제가 분산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범호의 가세’가 잠자던 KIA 타선을 얼마나 바꿔 놓을 수 있을지, 답답한 시즌 초반을 보내던 KIA 팬들도 선동렬 감독도 기대가 적잖을 것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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