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한국마사회컵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가 진행 중인 1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는 흔치 않은 풍경이 연출됐다.
이른 아침부터 탁구팬들이 1층 관중석을 가득 채운 것도 모자라 한 선수를 위해 기립박수를 보낸 것이다. 주인공은 유망주에서 기대주로 자리를 이동 중인 이상수(22·삼성생명)였다.
이상수는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세계 1위 마룽(중국)을 4-1(11-6 11-9 11-13 11-9 11-9)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다.
내리 2세트를 따낼 때까지만 해도 다들 '설마'했다. 하지만 세트스코어 2-1에서 이상수가 4세트를 가져가자 '할 수 있다'로 뒤바뀌었다. 5세트 10-9에서 이상수의 포핸드 드라이브가 득점을 연결된 뒤에는 체육관이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남자 탁구는 그동안 만리장성에 철저하게 당했다. 중국 대표 중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마룽에겐 더욱 심했다. 2007년 5월 주세혁이 이긴 뒤로는 아무도 마룽을 넘지 못했다. 5년 묵은 체증을 이상수가 시원하게 뚫어준 것이다.
이상수는 "처음에는 배운다는 느낌으로 시작했는데 마룽이 긴장을 해서 그런지 내 기술이 계속 통했다. 매우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랭킹이 60위에 불과한 이상수는 마룽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2구 또는 3구에 승부를 보는 적극적인 공격과 주특기인 백핸드 드라이브로 상대를 압박했다.
"원래 나는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스타일이다. 최대한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며 "관중들 응원 덕분에 마룽이 긴장하더라. 힘이 많이 났다"고 웃었다.
오는 7월 열리는 런던올림픽에는 이상수의 자리가 없다. 한국은 오상은(35·KDB대우증권), 주세혁(32), 유승민(30·이상 삼성생명) 3인방을 확정한 상황. 이상수가 예비엔트리(P카드)에 포함될 수도 있지만 실제 경기에 뛸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상수 역시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목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었다. 이상수는 "짧게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더 나아가 2016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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