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완판이다. 올시즌 프로야구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주말은 거의 매진 사례. 평일 완판도 종종 나온다.
프로야구가 역대 최소 경기로 관중 2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8일 시즌 126경기 만에 200만 관중 기록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누적관중은 200만6043명. 155경기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1995년 기록을 29경기나 앞당겼다. 신기록이다.
이번 주말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19일 잠실, 목동, 대전, 사직 4개 구장 모두 역시 티켓을 구하기 어려웠다. 전 구장 매진이었다.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이 맞붙은 잠실구장(2만7000명)은 물론 목동구장(1만2500명)도 김병현 효과로 매진 행렬을 이루고 있다. 최고 빅카드였던 롯데-KIA전이 열린 사직구장도 2만8000명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1위 SK와 꼴찌 한화가 맞붙은 대전구장도 역시 매진.
올시즌 가장 많은 누적 관중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바로 부산이다. 올 시즌 홈 19경기 가운데 벌써 6번째 매진이다. 사직구장은 누적관중이 벌써 40만 명을 넘어선 42만7599명이다.
LG도 올시즌 좋은 성적만큼이나 수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발걸음을 하고 있다. 롯데에 이어 누적관중이 38만7960명으로 두 번째로 많다. 문학구장 열기도 뜨겁다. 벌써 38만32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좋은 성적만큼이나 연일 매진 행렬. 지난 해 대비 26% 관중이 늘었다.
올들어 가장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넥센도 기하급수적으로 관중이 불어나고 있다. 화끈한 닥공(닥치고 공격) 야구에 힘입어 홈 13경기에 12만5807명이 입장해 무려 88%의 폭발적인 관객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좌석 점유율로는 한화가 유일하게 90% 이상을 기록했다. 한화는 11경기를 치른 청주구장에서 87.1%, 대전구장에서는 98%로 좌석점유율이 무려 91.8%에 달한다.
홈 8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하는 등 현재 최하위 팀이지만, 박찬호 효과에 힘입어 열렬한 지지만큼은 1위를 자랑하고 있다. 뒤이어 삼성이 88.6%, LG가 84.5%, 두산이 81%의 점유율로 80% 이상을 기록 중. 프로야구 전체 좌석 점유율은 무려 80.2%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올 시즌 목표(700만명)를 넘어 800만 관중까지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KBO는 최종 관객 840만명이 넘는 수치도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두 가지 고비만 잘 넘기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력 저하 극복과 올 여름에 있을 2012 런던 올림픽이다.
KBO는 이런 관중 폭발 원동력으로 각 구단의 전력 평준화를 꼽는다. 매 경기 명승부가 펼쳐지면서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러한 재미가 팬들을 야구장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각 구단의 전력은 평준화됐다. 특별히 뛰어난 팀도, 떨어지는 팀도 없이 순위표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경기력이 저하됐다는 의견이 많다. 한 야구관계자는 "경기력이 많이 저하된 느낌이다. 선수에게 맡기는 야구가 주를 이루면서 경기가 심플해지고, 좋은 경기와 나쁜 경기의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실책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야구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경기력 저하에 대한 불만 글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야구 팬들의 시야와 수준이 전문가만큼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 야구 팬들의 입맛을 맞출 수 있는 수준 높은 야구를 보여줘야한다. 실망하는 팬들이 많아진다면 점점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길도 자연스레 줄어들 수도 있다.
또 2012 런던하계올림픽 시즌도 관중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은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7월27일부터 8월12일까지 17일간, 분산될 수 있다.
지금까지 하계올림픽은 프로야구 흥행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 긍적적이라기보다 오히려 부정적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제외하고는 모두 관중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장마기간까지 겹친다면 최고의 고비가 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800만 관중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남은 시즌 더욱 승승장구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수준 높은 야구, 올 여름 팬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각 구단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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