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53) 축구대표팀 감독이 에닝요(31·전북현대)와 라돈치치(29·수원삼성)의 특별귀화 논란에 대해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최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닝요의 특별귀화를 추진한 배경과 입장을 조목조목 밝혔다. 단단히 벼르고 나온 듯 했다.
최 감독은 지난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재진과 마주쳤을 당시에도 "안녕하지 못하다. 말 걸 생각하지 마라"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날 최 감독은 특정 언론의 보도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수많은 언론들과 지금까지 동반자라는 생각을 갖고 일을 해왔다"고 운을 뗀 뒤, "에닝요와 라돈치치의 귀화문제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왜곡되고 있다. 소설처럼 내용이 전개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최 감독은 에닝요의 특별귀화가 K리그 사령탑 당시 맡았던 전북현대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전북으로 돌아가서의 선수문제까지 계획을 할 정도로 나는 영악하지 못하다. 지탄받을 부분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 그렇다면 옷을 벗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종예선 선수 선발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선수들을 개입시켜 대표팀을 흔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발끈했다.
최 감독은 "A, B, C 선수가 누구냐? 지금 최종예선 선수 선발도 안했다. 선수들까지 개입시키고 그 코멘트를 인용해 감독이 대표팀을 흔들고 망치고 있다고 하는 부분에 실망이 컸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최종예선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전쟁을 준비하는 장수를 흔들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면 안되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 귀화 문제는 절차를 따르면서 진행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대한체육회는 "문제점이 이익보다 크다고 판단했다"며 법제상벌위원회에서 에닝요의 특별귀화에 대해 불가방침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최 감독은 체육회에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체육회가 K리그 경기를 얼마나 봤고 에닝요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선수들에게 진정성을 물어봤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귀화문제가 처음 나왔던 시점은 작년 12월이었다. 당시에는 쿠웨이트전이 중요했기 때문에 귀담아듣지 않고 무시하고 있었다"며 "시일이 지나 특별귀화 의사를 전달받았다. 우리가 두 선수를 귀화시키면서까지 최종예선을 준비해야 되느냐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에닝요는 큰 경기에 강하다. 특히 중동팀에 강하다. 또 상대가 밀집돼 있을 때 중거리 슈팅이나 프리킥 능력을 가진 선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해도 다른 식으로 왜곡된다. 이제 더 이상 선수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나머지 부분은 여러분들이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귀화 문제를 접을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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