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현대家' 전북현대와 울산현대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
전북은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2라운드에서 울산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이후 5개월 만에 리턴매치를 갖는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시즌 초반 체면을 구기고 있다.
11라운드 현재 5승3무3패(승점 18)로 리그 6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5일 인천유나이티드와의 원정에서는 경기 내내 끌려다니다가 간신히 3-3 무승부를 거둬 진땀을 빼기도 했다.
올 시즌 개막 후 엎치락뒤치락 순위 변동이 심했던 전북은 4월7일 리그 10위까지 떨어진 뒤 현재 6위에 자리했다. 그마저도 7위 대구FC에 승점 1점 차로 쫓기고 있어 이번에 패할 경우 자칫 중하위권으로 미끄러질 수도 있다.
이에 전북은 리그 선두 울산을 제물로 승점 차를 좁힘과 동시에 상위권 도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다행히 조짐이 좋다.
전북은 최근 2경기에서 8골을 몰아 넣으며 '닥공축구'의 진가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 19골을 기록, 21골의 제주에 이어 득점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7골을 기록하며 에벨톤(24·성남)과 함께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동국(33)이 있다. 지난 4월11일 강원전 이후로 3경기째 침묵을 지키던 그의 득점포도 지난주 인천전을 계기로 다시 가동됐다.
귀화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에닝요(31)도 4골3도움으로 전북에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에닝요는 인천과의 경기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물오른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루이스(31), 새로 합류한 드로겟(30)까지 더해져 전북의 파괴력은 K리그 최고 수준이다.
반면 울산은 '철퇴축구'로 맞서고 있다. 지난해 상대전적에서는 1무3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시즌 11경기에서 6골만을 허용, 최소실점하는 안정된 수비력을 바탕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울산의 원정 성적이 좋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울산은 5번의 원정경기에서 3승1무1패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후반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후반 축구'라는 별명도 얻었다. 11경기에서 15골을 기록 중인데 그 중 12골이 후반전에 나왔다.
울산은 6골을 합작하고 있는 김신욱(196㎝)-이근호(177㎝) '빅 앤드 스몰' 조합외에도 '특급 조커' 마라냥(28)이 있어 든든하다.
마라냥은 정규리그에서 5골, 아시아챔피언스리그서 2골을 기록하고 있다. 6일 전남전에서는 잠시 주춤했지만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울산의 핵심공격 멤버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왼쪽 미드필더 김승용(27)과 중앙의 고슬기(26), 에스티벤(30)으로 이어지는 두툼한 허리자원과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곽태휘(31)를 필두로 한 수비진까지 갖춘 울산은 공수의 완벽한 균형을 이뤘다.
꼴찌 대전시티즌(2승9패·승점 6)과 8위 포항스틸러스(4승2무5패·승점 14)와의 경기도 눈여겨 볼 만하다. 대전은 11일 스틸야드에서 포항과의 원정 경기를 펼친다.
대전은 지난 5일 '거함' 수원삼성을 격침시키며 파란을 일으켰다. 수원전 승리(2-1 승)를 계기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이참에 연승으로 탈꼴찌를 한다는 각오다.
필승 카드로 케빈이 준비돼 있다.
케빈은 수원전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11라운드 K리그 주간 MVP에도 오르며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그동안 하나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던 케빈이지만 뒤늦게 골맛을 보며 잠자고 있던 공격본능을 깨워냈다.
리그 8위에 자리한 포항(4승2무5패·승점14)은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2위로 16강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K리그에서는 다소 부진한 상태다.
4위 FC서울(6승4무1패·승점 22)과 승점 8점 차로 벌어지며 선두권과 거리를 두고 있다. 반면 13위 강원FC(3승2무6패·승점11)와는 승점 3점 차로 간격이 좁혀졌다. 한 경기만 삐끗해도 곤두박질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포항은 '죽음의 레이스'라고 일컫던 AFC 일정을 병행하며 4월에 있었던 K리그 5경기에서 2승3패를 기록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둔 것이 치명타가 됐다.
다행히 앞으로 있을 5월 일정은 포항에 유리하다. 11일 대전과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강원FC(20일), 경남FC(26일), 인천(6월14일)까지 하위권 팀들을 상대하며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그중 대전을 첫 제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포항에는 지쿠(29)가 있다. 최근 3경기에서 침묵하고 있지만 6골을 기록, 득점 순위 4위에 랭크돼 있다. 동물적인 골 감각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 비록 지기는 했지만 서울과의 경기에서 아사모아(31)가 골맛을 봤다는 점도 다행이다.
이밖에 13일 열리는 부산아이파크와 대구FC의 경기도 흥미롭다. '질식수비'를 바탕으로 7경기 연속무패(5승 2무)를 거두고 있는 부산의 기록이 이어질지 관심이다.
수원삼성은 광주를 상대로 울산에 뺏긴 선두자리를 탈환에 나선다.
제주유나이티드는 약체 강원을 잡고 내친 김에 선두 도약까지 바라보고 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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